[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옥시 사태가 화학 생필품의 공포로 확산되고 있다. ‘자체브랜드(Private Brand) 대한 불신마저 도사리고 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계기로 PB상품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놓고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일반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시켰지만 지금 마트에선 소비자들이 망설일 정도로 PB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PB제품 개발에 주력해온 유통업체들은 이번 사건으로 PB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에 금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마트는 상품본부 안에 품질관리팀을 두고 PB 상품과 해외 직접 조달(소싱) 제품의 품질 관리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미디어펜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들은 PB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1인가구 증가 등 가구형태 변화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식품 PB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편의점 3사는 기존 식품제조업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PB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편의점의 PB상품은 전체 매출의 30%이상을 견인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 3사 역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마트업계 1위인 이마트는 2013년 프리미엄 식품 PB브랜드 ‘피코크’를 선보인 후 매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당시 280여개였던 상품수은 현재 600여개를 돌파했다. 이마트는 2023년 1500여개 상품수를 늘려 연간 4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최근 생활화학 PB제품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PB제품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불안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파동 후 옥시 제품뿐 아니라 애경(SK케미칼 제조)이나 대형마트 PB상품 등 생활화학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는 “가습기 논란 이후 PB상품에 대한 안전성이 논란이 되면서 PB상품 구매 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30대 남성 최모씨는 “와이프가 늦게 퇴근하거나 가끔 입맛이 없을 때 육개장이나 삼계탕 등 간편식 제품을 종종 사다먹는 편”이라며 “집에서 만들어 먹기 힘든 다양한 찌개나 탕을 손쉽게 조리할 수 있고 다양한 제품구성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다만 “PB제품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성분이나 품질정보 등을 꼼꼼하게 살피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통가의 PB열풍이 한창일 때 제품논란이 일면서 업체들은 당혹스러운 눈치다. 자칫 PB상품 전반으로 소비자 불신이 확대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은 식품 PB상품과 생활화학 PB상품의 안전성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먹거리’라는 제품 특성상 요구되는 품질수준은 기존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관련 PB상품은 타 업종의 PB상품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특히 먹거리를 다루는 제품 특성상 요구되는 안전기준은 타 업종에 비해 엄격하며 이는 PB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별로도 자체적으로 식품위생과 관련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마트의 경우, 상품본부 안에 품질관리팀을 두고 PB 상품과 해외 직접 조달(소싱) 제품의 품질 관리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2007년 9명이었던 품질관리팀 인원을 현재 22명으로 늘려 PB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모든 검증을 통과해 생산,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도 기능식품연구원, 산업공해연구소 등에서 114개 법적 항목을 중심으로 상시 점검을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식품제조업체가 유통전문판매업자로부터 위탁받아 식품을 제조하더라도 ‘식품의 기준 및 규격’ 등 적용받는 기준은 동일하다”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동일한 행정처분을 받는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