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 아닌 계획 범죄?"…건설사 대표 살해 피의자 26일 검찰 송치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대구 건설사 대표 살해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수성경찰서(서장 손영진)는 구속된 피의자가 당초 진술한 우발적 범행보다는 사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범죄 일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전무 조모씨(44)를 26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조씨는 지난 5월 8일 오후 9시30분경 수성구 소재 사무실 주차장 차안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건설사 대표 김모씨(48)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이튿날 아침에 경북 군위군 한 야산에 사체를 암매장한 혐의다.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수면제(아미노플루니트라제팜 성분)를 탄 숙취해소제를 미리 준비하여 피해자에게 먹이고 살해한 다음 피해자의 옷을 벗겨 매장한 후 유기 장소에 다시 찾아가 나프탈렌과 락스를 뿌리는 등 사건을 미궁에 빠트리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살해 후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차량을 운전하여 수성구 한 아파트 앞 버스승강장까지 이동한 뒤 사무실로 돌아 왔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내에게 '사장 보내고 지금 간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피해자 가족과 함께 지구대를 방문하여 실종신고를 하는 한편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는 등 지능적으로 수사망을 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의 휴대전화 및 노트북으로 포털사이트에 접속하여 "땅속시체부패, CCTV 녹화기간, 검색어 지우기, 실종자 골든타임" 등의 단어를 검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조씨가 자신의 처우개선 및 경제적 지원 등을 해주지 않아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 거액의 채무가 확인되는 등 경제적 곤궁상태에서 피해자를 살해함으로써 재산적 이득을 취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나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조씨가 주장했던 '피해자가 무시해서 살해했다'는 부분은 주변 인물들 경찰 수사결과 사실과 다르며 조씨의 단순한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공범의 존재에 대해서는 조씨의 주변 인물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수사하였으나 현재까지 공범이 있었다고 볼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송치 후에도 계좌·통화내역·디지털증거 등을 분석하고 주변 관련자 등을 수사하여 공범 및 범행의 직접적 동기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