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대해 일부 언론과 언론인들이 악의적인 글들을 써대고 있다.G7이 열린 일본 이세시마를 방문하지 않고, 아프리카를 순방한 것은 외교 비중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칼럼과 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미숙 문화일보 국제부장은 지난 25일자 칼럼에서 박 대통령이 북핵 저지를 위해 G7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외교의 실패라고 단정지었다. 이부장은 "지금 안팎의 상황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우회공략에 치중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 허핑턴포스트도 비슷한 시기의 글들을 통해 박 대통령이 G7 정상회담에 옵서버 역할로 참여할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외교라인의 중대한 판단착오라고까지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현지시각)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아프리카연합(AU) 본부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문화일보 이미숙부장의 도넘은 비난
과연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이 외교의 실패인가? 이미숙 부장의 칼럼처럼 회고적이고 변방화하는 외교인가? 이들 신문들을 읽으면 마치 대통령이 아프리카 대신 G7이 열린 일본에 가야하는 것처럼 인식된다.
더구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등 G7정상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핵도발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이 이세시마로 가서 선진국 정상들과 북핵 해법를 위한 공조를 취해야 할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는 G7 회담의 성격을 잘 모르는 국민들과 독자들을 호도하기 십상이다.
문제는 이들 언론과 언론인들이 G7과 G8, G20의 특성과 변화한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G8 정상회의는 2009년 이전까지는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등 신흥 중견국가들이 초청됐다. 2006년 러시아 G8정상회담에는 브라질 중국 인도 멕시코 남아공이, 2007년 독일에서 열린 G8회의에는 중국 브라질 에티오피아 멕시코 남아공이 초청장을 받았다.
G7과 G20을 혼동하는 언론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각국이 어려움을 겪던 2009년부턴 G20이 출범했다. G8만으론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브라질 한국 등 신흥국과의 글로벌 금융공조가 절실해진 것. 한국은 G20 멤버로 참여하면서 글로벌 이슈 공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G20 출범으로 G8회의에는 한국과 중국 인도 남아공 멕시코 등 중견국가들은 참가하지 않고 있다. G8은 2014년부터 G7으로 축소됐다. 러시아가 퇴출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해 우크라이나 분쟁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가 G7 회의 멤버에서 '해고'됐다.
한국은 이명박 정부 시절 2008년 일본 도야코 정상회의,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잇따라 참가했다. 2010년후에는 G7 또는 G8정상회담 의장국이 개발도상국 지원차원에서 아프리카 등 개도국들을 초청했다. 일본 이세시마에서 열린 올해 G7 정상회담에는 인도네시아, 라오스, 베트남 정상이 참가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는 에티오피아 리아크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세네갈 튀니지가 참가했다. 이들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들의 원조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물라투 테쇼메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G7초청국, 기후변화 등 특정세션만 참가
G7회담에 초청된 국가들은 정상회담의 모든 이슈에 참가하지 않는다. 한국은 2008년과 2009년 기후변화와 무역세션에만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 대한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비난은 G7정상회담의 변화양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서 빚어진 것이다. 언론인들의 무지로 인한 참사다. 그들은 이번 순방에 대해 외교참사라고 극단적인 비난을 가했지만, 정작 그런 언론들이야말로 외교에 무지한 것을 드러내고 있다. 안방 우물안 개구리식의 칼럼과 글들을 작문하고 있다. 한국언론처럼 편향된 시각으로 정부를 비난하는 경우도 드물다 하겠다.
우리같은 중견국가들은 이번 G7 정상회담의 초청대상이 아닌데도, 박대통령이 초청받았으나 우리가 거절했다는 식의 편향된 추측보도가 사실인 것처럼 나돌고 있다.
한가한 외교 비난, 무지로 인한 참사
아프리카 순방외교를 한가하고 회고적 외교라고 폄훼하는 것도 가당치 않다. 아프리카는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경제자원 및 안보외교측면에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뎅기열 등 각종 전염병 예방을 위해 예방주사를 맞아가면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성장동력의 땅을 국가원수가 방문하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경제협력 증진 및 북핵공조 외교, 문화외교 등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을 가난에서 일깨운 새마을 운동의 경험 전수와 인프라 투자확대 및 한국공단 조성 등 산업 협력 강화 등이 돋보인다.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지역에 한국형 개발사업인 코리아 에이드사업을 본격 추진한 것도 의미가 크다.
박근혜정부는 굳건한 한미공조와 한미일 3국협력을 바탕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하게 이행하기위한 글로벌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박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도 북핵 불용을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아프리카연합(AU)을 방문하고 '아프리카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상생의 동반자'라는 제목으로 특별연설을 했다. 한국 대통령으론 처음이다. 우리외교의 지평을 한껏 넓힌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현지시각)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남수단한빛부대장병 격려행사에서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남수단 파병부대 '진정한 태양의 후예' 격려 뭉클
가장 가슴 뭉클한 장면은 박 대통령이 에디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수단 파병부대인 한빛부대원들을 만나 국통수권자로서 격려한 것. 한 부대원과 포옹한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한빛부대원들이야말로 진정한 '태양의 후예'라고 격려했다. 국가원수가 이역만리 오지에서 현지 재건 및 의료사업을 지원하는 우리장병들을 격려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선진열강들이 경쟁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2013년, 2014년 두 번이나 아프리카를 방문해 대규모 경협보따리를 풀었다. 리커창 총리도 에디오피아 나이지리아 케냐를 찾았다.
중국 미국 일본 아프리카 구애경쟁 가열
시진핑 주석은 향후 3년간 71조 원을 아프리카 경제개발과 자원개발에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현지에 섬유 전자 등 대규모 제조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인건비 등이 동남아 등에 비해 훨씬 싼 것이 장점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2014년과 2015년에 두 번이나 현지를 다녀왔다. 오바마는 아프리카연합에서 특별연설을 하는 등 아프리카 중시 외교행보를 보였다.
일본도 이에 질세라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4년 코트디부아르 에디오피아를 방문한 데 이어 8월에 케냐에서 아프리카 주요국가들과 확대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베도 중국 못지않은 달러외교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현지시각)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남수단한빛부대장병 격려행사에서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한국의 아프리카 외교는 걸음마단계
우리는 중국과 일본에 비하면 걸음마단계다. 지구상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지역에 대한 원조규모가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 이제 마중물단계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프리카는 2030년이 되면 중산층 인구가 5억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 대통령의 순방국인 에디오피아 케냐 우간다는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갖고 있다. 이번 순방을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국가들이 경제협력 및 북핵제재 공조, 우리의 개발경험 전수 등에서 상생의 파트너십을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데 커다란 전기가 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아프리카 껴안기에 우리만 외톨이가 돼선 안될 것이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 대해 한가한 순방, 회고적 외교, 변방의 외톨이 외교라며 비난하는 것은 편향적 글들이다. 국가원수의 국익외교, 경제 및 문화외교의 지평을 넓히려는 것에 대한 맹목적 비난으로 보인다. 국내 언론들은 그동안 국가발전과정에서 발목을 잡는데 선수였다. 한일협상 타결을 앞장서서 비난했다.
경부고속도로와 포스코의 일관고로제철소 건설, 인천공항 건설 등 국가적 프로젝트마다 우물안개구식으로 악담을 퍼부었다. 국가발전을 위한 해법마련에 제대로 고민도 하지않은 서푼짜리 언론들이 너무나 많다. 교만하고 오만한 갑질 언론들이다. 문제는 그들이 이런 무지를 여전히 모른체 오늘도, 내일도 국정의 발목을 잡는 글들을 써댄다는 점이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