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보험업계에 새회계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4)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회계기준이 바뀌는 것이 아닌 보험사들의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정도로 큰 여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 회계기준을 도입하게 되면 보험부채 평가 방식이 변경돼 자본확충이 필요한 등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도 가장 큰 화두로 여기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며 금융당국에서도 새회계기준 도입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2020년 보험사들의 경영 패러다임에 영향을 미칠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도입된다./미디어펜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0년 보험사들의 경영 패러다임에 영향을 미칠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도입된다.
IFRS4 도입은 자본시장의 국제화로 전 세계적으로 단일기준으로 작성된 신뢰성 있는 재무정보의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통일된 국제회계기준(IFRS) 제정됐고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모든 상장기업과 금융회사가 IFRS를 의무 적용하도록 전면 도입키로 했다.
IFRS4는 IFRS 기준서 중의 하나로 보험계약 관련 회계처리 기준과 방법 규정을 담고 있다.
1단계 기준은 각 국 보험회계 관행 대부분 인정했지만 오는 2020년 시행 예정인 2단계 기준서는 보험부채 시가평가, 수익인식 기준 변경 등 국제적으로 통일된 회계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주요 핵심은 보험부채평가가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바뀐다는 점이다. 즉 계약시점 기준이 아닌 매 결산기의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평가로 변경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최근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보험사에서 적립해야할 부채규모가 급증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IFRS4 도입은 보험사 미래가치를 반영한 경영실적이 재무제표에 드러나므로 회계·계리시스템뿐 아니라 상품, 영업, 자산운용 등 전반적인 경영전략 개편도 불가피하게 된다.
아직 IFRS4와 관련된 확정 기준서는 나오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보험부채 시가 평가에 의해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약 40조원 가량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자본 확충의 부담을 견디지 못한 보험사들이 매물로 M&A 시장에 잇달아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앞서 알리안츠생명의 경우도 수천억원대에 매각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5억원(300만달러)에 중국 안방보험 품으로 넘어간 바있다.
이처럼 예상가에 못 미치는 매각과 관련해 IFRS4 도입에 대한 부담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유럽 역시 시가평가에 초점이 맞춰진 회계기준 솔벤시(Solvency)Ⅱ를 이미 도입해 한국 알리안츠생명에도 적용되는 등 약 6000억~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헐값 매각됐다는 것.
이에 '제2의 알리안츠생명'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회계기준 도입은 보험업계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리 대비해 준비를 잘 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할 경우 문을 닫게 되는 곳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당국에서도 행정지도 등을 하고 있으며 보험사들이 잘 대비할 수 있도록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