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하반기에 가입자격을 늘리고 중도인출을 허용하는 ‘개입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즌2’를 정부에 제안하려고 합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하반기 현재 ISA보다 가입자격을 낮추고 혜택을 늘린 ‘ISA 시즌2’를 구상하고 있음을 밝혔다.
황 회장은 30일 저녁 출입기자들과 만나 “ISA가 아직 도입 초기이긴 하지만 영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ISA 가입자는 판매 11주차인 지난 27일 현재 209만816명으로 집계됐다. 투자한 금액은 1조8033억원이다. 출시 첫해인 올해 12조원, 향후 5년간 50조원을 빨아들일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다. 가입자격이 까다로운데다 중도인출 시 비과세혜택이 사라지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ISA 흥행부진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현재 ISA가 가입자격을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 농어민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의 가입자격은 유지하되 수입이 없는 학생이나 주부 등에 까지 가입자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들이 갑자기 돈쓸 일이 생길 수가 있는데 ISA가 중도인출을 못하게 한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SA 시즌2가 나오기 위해서는 기재부를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애초 세수감소를 우려해 새로운 세제상품이 출시되는 것을 꺼려했지만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설득으로 타협점을 찾으면서 ISA가 출시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입자격 등 여려가지 제약이 걸리면서 생각보다 가입자수와 가입금액은 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 재산 형성과 노후 대비 자금을 마련이라는 ISA의 도입 취지가 흐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황 회장은 “금융투자협회와 업계,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노력해 자산운용업계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증권업은 미흡했다”며 “하반기에는 증권업과 ISA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증권업은 법인지급결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증권사들이 대출을 해주는 한도도 지금 100%로 돼 있는 걸 200%로 늘려서 활동영역을 늘려주고 1100%로 돼 있는 레버리지 비율도 올려서 활동성을 늘려주자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는데 아직도 증권업 쪽은 규제가 덜 풀려서 아쉬운 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증권사 기업금융(IB)의 유가증권인수 재량을 넓혀 법무법인, 회계법인에게 뺏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증권사들이 찾아올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최근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이 고무적이고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나 레버리지 산정 비율을 바꿔 증권사들을 활동 영역을 넓혀주고 있지만 아직 규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의결권 자문기관 설립과 관련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하는 데에 대상 기업과 주총 의안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걸 자산운용사들이 일일이 앉아서 볼 수가 없는 불편이 있다”며 “지금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기업 쪽에서 출자하는 건 일부 이해상충이 있고 의결권 자문을 받아야 하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출자해서 자문 서비스를 받는 게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회장은 “아직까지 운용사와 연기금 등이 자문 기관을 만들자는 의견을 취합한 적이 없다”며 “회원들이 필요성을 느낀다면 일부 출자를 하고 아니라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