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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참사, 박원순 대권쇼 그만 '시민안전'부터

2016-06-01 11:19 | 이서영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서영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지난 5월은 정치행보의 연속이었다. 광주를 찾아가 대선출사표를 시사하는 정치성 발언을 쏟아냈다. 전남대 강연에선 열변을 토했다. “저도 이제 뒤로 숨지 않겠습니다. 박관현 열사처럼, 윤상원 열사처럼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광주를 찾은 그의 노림수는 누구나 아는 대로다. 야당 정치인이라면 호남의 심장인 광주 방문은 필수코스. 호남의 성지방문을 통해 야당의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했다.

박시장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5.18 36주년 기념식을 독자적으로 가졌다. “불의에 저항해 대동사회를 만들자는 광주정신을 위해 싸워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정치발언이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남북관계는 끝간데 없이 후퇴하고 대동사회는 요원하다고 이어갔다.

박시장은 이달 3~4일 충청권 일대를 순회할 예정이다. 충북도청에서 이시종 지사와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지원하는 협약도 체결한다. 충북도 교육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울교육에 대한 특강도 한다. 4일에는 청주 두꺼비생태공원등에서 대학생 및 NGO활동가들과 토크콘서트도 연다. 그의 충북행도 반기문 효과를 잠재우고, 충청권에 자신의 대권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청년연대 등 청년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숨진 김모 씨 사고와 관련,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8일 오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중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사진=연합뉴스


충북 출신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최근 방한해 언론 회견, 안동 하회마을 방문, 제주포럼 연설, 충청의 대주주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 독대를 통해 사실상 여당의 대선행보를 이어갔다. 반 총장은 대선후보군 여론지지율에서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을 큰 차이로 제치고 1위주자로 부상했다.

박 시장이 대권행보와 지방행차 등으로 분주한 상황에서 꽃다운 젊은이가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수리중이던 19살 정비공 김모씨가 사망한 것. 정비용역업체 직원인 김씨는 이날 구의역 스크린도어 오작동신고를 받고 나섰다가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지하철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함께 출동했던 동료는 을지로역에서의 고장신고를 받고 그쪽으로 갔다. 그는 20미터가량 지하철에 의해 끌려다가가 참극을 당했다.

그는 공고에 다니다가 취업한 후 1년이 채 안된 상태였다. 공기업직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일했다.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이 언론이 알려지면서 유가족은 물론 시민들도 진한 눈시울을 흘렸다.

협력업체 관리나 작업자 통제등이 적절하게 지켜졌다면 김씨가 사망하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안전관리요원들의 작업조건이 얼마나 열악하면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느냐는 시민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21조 근무 등 안전 규칙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자식을 하늘나라로 보낸 어머니는 책임감 강하고 지시 잘 따르라는 사람에게 남는 것은 죽음뿐이라고 절규했다. 엄마의 통곡이 우리들의 가슴을 찌른다. 140만원의 박봉을 받으면서도 동생에게 용돈을 주고, 엄마에게도 효도했다

박시장 취임이후 서울지하철 사고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벌써 세 번째다. 13년 성수역 사고, 14년 강남역 사고 등이 빈발했다. 14년에는 상왕십리 열차 추돌사고도 발생해 238명이 부상당했다. 열차에 탔던 수천명의 시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은 인재였다.

서울지하철에서 인재가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시민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박시장이 취임한 후 서울시가 지하철 안전예산을 대규모 삭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로와 전로 노후보수공사, 시설유지비 외주위탁비 등이 뭉턱 잘렸다고 한다. 이번에 김모씨 사망으로 문제가 된 스크린도어유지 보수도 많이 줄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박 시장은 시장  취임이후 시민의 생명과 안전 인권을 강조했다. 서울지하철 사건은 박 시장의 공약과 정책이 구두선에 그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말로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친 셈이다. 전임 오세훈 전시장의 사업들을 낡은 토건 및 전시성 사업이라며 없애는데 주력했다. 세빛둥둥섬 건물을 방치했다가 최근 중국 관광객 붐으로 다시금 재개장시켰다.

박 시장은 대권행보 논란을 접고 1000만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벌써부터 대권을 염두에 둔 정치행사에 정신이 팔린다는 논란을 자초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 그의 사퇴론이 나오겠는가?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단체들의 텐트를 쳐주고, 아직도 철거하지 않고 있다. 행정보다는 지지세력 규합과 정치행동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구의역 사고에 대해 박시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메트로에서 사고가 날 때마다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하의원은 박 시장이 쇼만한다고 꼬집었다. 전시성 쇼만하고 일은 하지 않으니 개선될 리가 있냐고 따졌다. 하의원은 박 시장님, 삼진아웃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직에만 전념하라고 훈수도 뒀다.

동아일보도 1일자 사설에서 지하철 안전은 제쳐놓고 대권놀음하나라는 제목으로 구의역 사망사건을 문제삼았다. 시장직무부터 철저히 해야 대권경쟁력을 키우게 될 것이다.

사태가 심각하자 박 시장이 부랴부랴 사고현장을 찾아가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았다. 서울시 산하기관의 외주실태를 전면 재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민들은 여전이 박 시장의 재발방지 및 개선방안 마련에 대해 의심쩍어하고 있다.

내년 12월 대선을 겨냥해 정치행보를 이어가는 박 시장이 1000만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 인권을 위한 책임행정에 전념할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닌지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박 시장은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아야 한다. 시장으로서 책임행정에 주력해야 한다. 가뜩이나 시장취임이후 업적이 무엇이냐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툭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도 금도를 벗어났다. 대통령을 비난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은 유치하다.

서울시정은 좌파 시민운동을 하듯이 하는 곳이 아니다. 동북아 도시경쟁력 경쟁시대에 서울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들의 삶을 쾌적하게 해야 한다.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홍콩 싱가포르 대만 타이페이 등에 비해 서울시의 투자환경 및 삶의 질, 교육환경, 인프라를 우수하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어느 정치컨설턴트는 얼마전 서울시가 운영하는 교통방송 사회를 보면서 시장님, 제발 일좀 하시라고 조언한 바 있다.

박 시장의 미래는 대통령 비난하고, 호남 충청을 돌아다니면서 정치행보를 하는 것에 있지 않다. 서울시정에 전념해서 업적을 쌓아야 한다. 레거시를 만들어야 시민들이 그의 리더십을 평가할 것이다. 지금 대선후보 지지율이 낮다고 조바심을 내다간 더욱 큰 화를 당할 것이다. 지금은 행정가로서 투철해야 한다. 대선 정치인은 아니다. “시장님, 제발 일좀 하시라는 어느 정치인의 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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