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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전국위서 "컷오프 당해봐!" 복당 놓고 막판 '난장'

2016-06-02 18:53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비상대책위원회 등 인선 문제로 지난달 17일 초유의 전국위원회 무산 사태를 겪었던 새누리당이 2일 오후 '순조롭게' 개최한 전국위에선 탈당파 복당 문제를 두고 막판에 크게 술렁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를 잇따라 열고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의결안과 비대위원 의결안을 참석 위원들의 박수로 만장일치 추인했다.

그러나 비대위 인선안 추인 직후 한 전국위원이 좌석 한가운데로 뛰쳐나와 고성으로 항의를 시작했다. 유승민 무소속 의원 등 20대 총선 낙천 후 탈당-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을 전국위에서 의결하라는 요구였다.

그는 "무소속으로 당당하게 당선된 새누리당 출신 인물들을 전국위에서!…(복당 시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발언권을 얻지 않고 나선 해당 위원에게 "그만하세요!" 등 다른 참석자들의 제지가 들어오자 "(여기는) 전국위야! 위원이 발언을 못하면 누가 해!"라고 맞받았다.

이어 "전국위에 권한은 없지만 추천해서, 무소속 당선자들이 복당할 수 있게 박수를 쳐달라"며 "지금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을 리는 만무했다. 총선 참패 이후 오랜 동안 내홍을 겨우 봉합하고 임시 지도부를 출범시키자마자 가장 첨예한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문제에 손을 대는 것은 큰 부담이다.

앞서 복당 문제는 혁신비대위에서 논의하기로 잠정 합의된 만큼, 이날 신임 전국위 의장으로 선출된 정갑윤 의원은 "말씀 깊이 새기겠다. 혁신비대위에서 (논의)할 수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타일렀다.

그럼에도 이 위원은 "전국위에서 할 수 있다!"며 정갑윤 의장에게  "너도 컷오프 당해봐!"라며 거듭 반발했고, 다른 참석자들이 이를 제지했다.

새누리당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전국위원회는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탈당파 복당 문제를 두고 막판에 크게 술렁였다./사진=미디어펜



한편 이날 공식 출범한 새누리당 혁신비대위는 7월말 또는 8월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전까지 통상적 당무와 전대 준비 작업 당 쇄신 작업 등을 수행하게 된다. 

비대위원에는 당내인사로 당연직인 원내대표(정진석), 정책위의장(김광림), 사무총장(홍문표 대행)과 각각 비박계와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새혁모'(새누리당혁신모임)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영우 의원, 친박계 이학재 의원이 선임됐다.

당외인사로는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유병곤 전 국회 사무차장,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 임윤선 변호사가 임명됐다.

새누리당이 비대위를 안정적으로 출범시키며 갈등 봉합과 쇄신의 기틀을 만들기는 했지만, 향후 탈당파의 복당을 두고 계파갈등이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소지가 다분하다.

김영우 신임 비대위원은 전국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복당 문제를 보류하고서는 계파 청산이나 혁신을 시작하기 어렵지 않겠나"라면서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공천파동(때문)이었다. 그건 따지고 보면 '유승민 공천파동'이었다. 그 문제를 합리적, 순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선별복당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원내대표 재임 시절부터 청와대와 지속적으로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워온 유 의원을 두고 친박계가 '당 정체성' 문제를 들어 복당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즉각 복당 요구 목소리를 낸 것이다. 유 의원은 차기 당권 경쟁에 있어서도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어 이같은 발언은 친박계에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비대위원장이 인사말에서 "비대위에 '혁신'이라는 두 글자가 붙어 있는 것은 '당명만 빼고 모두 다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을 뜻한다"고 당의 '대 수술'을 예고한 만큼, 복당 문제라는 시한폭탄을 안은 새누리당 혁신의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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