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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 북한의 잔인성…냉전의 유산과 반기업정서

2016-06-03 10:4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반기업정서의 근원4: 냉전의 유산과 악마들의 포식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4가지 요소와 위로부터의 혁명

미국의 투자가 윌리엄 번스타인은 자신의 2005년 저서 “부의 탄생”에서 국가가 부를 창출하는 4가지 요소로 ⓵재산권 ⓶과학적 합리주의 ⓷자본시장 ⓸효율적인 운송수단을 꼽았다. 이 4가지가 정착되기 전까지 어떤 국가도 번영을 누릴 수 없다고 주장하며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재산권의 확립(Property Rights)이다. 

기업가나 상인들은 노동의 대가를 국가나 범죄자 또는 독점가들에게 자의적으로 몰수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예에서 보듯이 위로부터의 혁명과 자본시장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만들어낼 수 있는 상업에 익숙한 하부구조 시스템의 뒷받침을 강조한다. 

이 4가지를 완벽히 실패한 문명으로 꼽는 곳이 이슬람과 아프리카 국가들이며 이 두 문명권은 특히 합리주의에서 정교분리의 실패와 형성되지 못한 시장의 예를 든다. 정교분리의 성공과 실패여부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한 인간의 가치를 개인 역량으로 평가했을 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보호해주는 단체, 그 끝에는 국가가 존재한다. 국가위에 종교적 종착점이 더 궁극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문명이라면 정교분리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다. 

전편에서 설명한 일본의 사례는 오늘날 세계 G-7의 명예를 非서구권중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일본이 어떻게 명치유신을 통해 재빠르게 근대화에 성공을 거뒀느냐를 설명하며 그 이면에는 봉건사회라는 특수성이 의외로 재빠른 산업화와 재산권 확립을 가져왔고, 그로인해 파생되는 정경유착의 필연성을 언급했다.

양지(陽地)에서 성공한 한국의 좌파폭력, 反시장-反기업정서를 키웠다

명치유신을 통한 성공적인 근대화, 청일전쟁, 러일전쟁, 2차례의 세계대전이라는 갖은 우여곡절을 겪고 역동적인 경제재건에 성공한 일본역시 기존의 서유럽 선진국들처럼 좌파 폭력의 도그마에 빠진다.

이른바 68학생운동으로 불리는 유럽의 학생운동이 메스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며 그 이념적 지향성과 배경이야 뭐든 간에 당시의 시대상을 대변하는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는다. 일본역시 좌파학생운동의 수장들이 극우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를 동경의 대상으로 삼은 것만 보아도 좌익학생운동과 그들의 이념적 배경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유치찬란한 코미디인지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저 시절 저 자리에서 돌을 던지고 폭력적 집회에 참여한 당사자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 개개인 모두에게 의견을 묻는 건 불가능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유럽과 일본, 히피문화로 대변되던 미국의 허무주의 좌파운동들 같은 한바탕 살풀이굿은 1989년 냉전의 종식과 함께 깨끗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파리 테러를 자축하는 새로운 동영상을 공개해 전세계를 분노에 떨게 한 바 있다./사진=인디펜던트 홈페이지 캡처



한국의 경우 학생운동의 정점을 찍은 시기는 80년대다. 군사정권의 종식과 함께 직선제개헌, 권위주의해체 노력 등 한국현대사는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잊으면 안 되는 사실은 80년대야 말로 완벽에 가까운 절대고용의 시대였다는 것이다. 

유럽과 일본의 68학생운동이 한바탕 놀이로 그 시대와 본인이 가진 이념과 작별했다면, 한국의 경우 80년대에 활동하던 친북주사파를 포함한 국제적으로도 검증받지 못한 사이비 분배이론에 찌들어있던 잉여좌파들이 양지에서 성공을 했다는 것이다. 

그 세력들은 문민정부확립과 권위주의 해체라는 도그마적 명분을 단단히 움켜쥐고 염세적인 억지를 펴며 정권마저 잡은 아이러니의 주인공들이다. 이 황당하고 어이없는 한국좌파들이 지닌 냉전의 유산들은 지대추구행위(Rent-Seeking Behavior)로 업그레이드(?) 되어 산업화의 결과물을 통해 성장하(던)는 한국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았고 여전히 착실하게 진행 중에 있다.

이것은 마치 로마문명의 해택을 받지 못했던 야만족 게르만들이 로마제국을 통째로 삼킨 후 다신교적 가치의 로마를 일신교의 도그마로 빠뜨린 중세유럽을 보는듯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지대추구행위로 인해 퇴보한 강국(强國), 프랑스

프랑스의 사례를 한번 들고 싶다. 강대국을 논할 때 전통적으로 논의되는 강대국들이 있다. 미, 러, 중, 영, 프, 독, 일본과 같은 국가들, 즉 G-7국가들과 옵서버 자격의 러시아와 중국은 모두 자신들의 특징과 전통, 강대국이 지녀야할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만약 위의 9개국 중 3개를 제외시키라면? 패권과는 별로 상관없는 캐나다와 이탈리아를 포함 아마도 프랑스가 되지 않을까? (중국, 러시아는 우선 논외로 하겠다)

프랑스는 훌륭한 나라이며 전통적으로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이다. 전 유럽을 재패한 군사천재 나폴레옹을 배출했고 화려한 궁정문화를 끼고 발달한 음식문화와 세련된 사치품, 고집스러우리만치 강조되고 자타에게 공인받는 문화산업, 16세기부터 정착한 중앙집권왕조, 계몽주의를 통해 일찍 눈을 뜬 과학의 발전등 프랑스가 가진 긍정적 유산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렇지만 비슷한 규모의 전통적 경쟁국인 영국, 독일 보다는 왠지 한수 아래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것은 비스마르크 이후 줄곧 독일에게 고전하는 프랑스의 모습(?)만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표면적으로 막연하게나마 느끼는 부분이다. 이유가 뭘까?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유독 원리적인 지대추구행위(Rent-Seeking Behavior)가 만연했던 국가였다. 지대추구행위란 기업 활동이나 힘든 노동에 반하여, 특권을 이용해 자본을 축적하려는 성향을 말한다. 프랑스 하면 귀족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기업과 같은 길드(Guild)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길드의 품종별 감독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길드의 숫자대로 감독관이 존재했다. 10개의 품목에 100개의 길드가 있다면 당연히 감독관은 10명 혹은 그 이하로도 충분하다. 그렇지만 비대화된 지대추구행위는 100명의 감독관을 만들어 세부적인 사항에 까지 규제를 감독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추제조 길드의 경우 소의 뼈를 재료로 사용하는 단추를 다른 동물의 뼈로 제조한 것이 발각(?)이라도 된다면 감독관은 길드의 재봉사에게 벌금을 부과했고, 심지어 재봉사의 가정집까지 수색하여 밀매품을 입은 자들은 혹시라도(?) 없나 확인했다.

양모피를 제조하는 길드의 경우 양의 털은 5월과 6월에만 깎아야 했고, 검정색 양은 도살 할 수 없었고, 생산에 필요한 소모 장치는 허가받은 종류의 철물을 써야 했으며, 양을 도축할 때 사용하는 칼은 길이가 정해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길드에서 사용하는 톱의 날은 특정한 수의 톱날을 가지고 있어야 할 정도로 모든 분야를 목적불명의 이유로 통제한 결과가 낳은 것이 곧 프랑스혁명(1789)이다

오늘날 이슬람국가(IS)와 북한이 자행하는 컬트적인 잔인성만 봐도 기본적 인본주의를 배제한 이념과 종교관이 개인과 국가를 지배했을 때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지는 가를 국제사회는 똑똑히 체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좌파학자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프랑스혁명의 모습은 과도하게 착취를 당하는 민중들에 의해 폭발한 긍정적 혁명으로 묘사되고 이건 일정부분 맞다. 그러나 오해하면 안 되는 사실은 부르주아(Bourgeois) 혁명으로 불리는 프랑스혁명의 본질은 열심히 경제활동으로 공정가격(Just Price)을 원하던 행위자들과 단체에 의해 주도된 분노한 시장의 폭발이다. 

제3신분으로 불리던 평민계급에는 기업가와 노동자들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혁명이후에도 사람만 바뀌었을 뿐 절대왕정과 왕권귀족이 행하던 고질적 지대추구행위의 못된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고 이후 프랑스의 모습은 레미제라블에서 묘사되는 암울하고 살벌한 모습이다.

지대추구행위(Rent-Seeking Behavior)를 버리고, 진정한 자유주의 실천이 절실한 시기

이쯤 되면 왠지 섬뜩한 기시감이 들지 않는가? 오늘날 한국사회의 지대추구행위와 행위자들의 모습이 정확히 그것이다. 기업 활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안하며 이윤축적에 몰두, 힘든 노동과 획기적 전략을 통해 돈을 벌고 명예를 누리려는 것이 아닌 특정권한과 특정명분을 통해 부와 명예를 쌓아 현실적 권위를 누리려는 행동들 말이다.

오늘날의 친숙한 예라면 노동조합의 초과고용, 입법기관을 통한 기업 활동 통제, 자동차 의무검사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등 非전문가들의 지대추구행위에 의한 전문영역의 제한과 규제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지대추구행위가 정직한 소득보다 항구적으로 더 매력적인 일이 된 경우에 그것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넘어 위험사회로 분류된다.

대한민국의 지대추구행위자들은 너무나 많다. 입법을 관리하는 국회의원, 막연한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친 시민단체와 종신고용을 원하며 노동탄력성을 차단하는 기업노조, 시장과 같은 현실세계를 교과서에서만 배우고 실행하는 경직된 관료사회, 뒤틀린 이념으로 학원교육을 정치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전교조와 같은 일부 교사들, 그러면서 물질적 가치에는 누구보다도 계산적이고 분노가 느껴질 만큼 영악한 집단들이 악마의 포식을 즐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집단들의 공통점은 고비용, 저효율, 무책임 구조만을 양산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는 저열하다. 이것은 극도로 비대화된 이기적 자아(Ego)까지 감싸자는 의미가 아닌, 뛰어난 재능을 지닌 개별구성원들이 그 능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얼마만큼 그 사회가 보호해 줄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존경과 비판을 동시에 받는 기업단체들에게도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오늘날 이슬람국가(IS)와 북한이 자행하는 컬트적인 잔인성만 봐도 기본적 인본주의를 배제한 이념과 종교관이 개인과 국가를 지배했을 때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지는 가를 국제사회는 똑똑히 체험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이 反기업정서를 옹호하는 명분으로 신자유주의의 위험성을 열심히도 강조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자유당시절의 원조경제, 군사정권의 권위주의 개발경제, 민주화 세력으로 통칭되는 YS, DJ 시절의 IMF 구조조정, 노무현 시절의 완벽한 反기업정책, 이명박 시절의 동반성장, 現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로 귀결되며 그 어떠한 시기도 제대로 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해본적도 없다.

미국의 투자가 윌리엄 번스타인은 자신의 2005년 저서 “부의 탄생”에서 국가가 부를 창출하는 4가지 요소로 ⓵재산권 ⓶과학적 합리주의 ⓷자본시장 ⓸효율적인 운송수단을 꼽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대한민국은 완벽하진 않지만 서구사회같이 세계사적으로 성공한 국가들과 궁극적 목표와 이념을 함께한다는 것이며, 번스타인이 제시한 성공국가의 4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게 아닌 제도의 정비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해 본다면 올바른 법치와 기초적인 개인의 자유가 확보된 경우, 민주주의의 추가적 혹은 과도한 진보는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번영이 민주주의를 자극하는 것이지 민주주의 자체는 번영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 인류사의 교훈이기 때문이다. 

인종적으로 뛰어날 것도 없는(?) 영국과 미국으로 대변되는 앵글로색슨적(Anglo-Saxonic) 모델이 300년 동안 패권을 쥐고 여전히 성공국가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이들 문명은 비록 소소한, 때로는 커다란 잡음이 생길지라도 줄기차게 특출난 능력과 재능을 지닌 개인과 집단의 활동을 보호했다는 점을 항상 상기하며 빗나간 이념이 실무를 통제하는 오류를 결코 범해선 안 될 것이다.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

(이 글은 자유경제원 '세상일침'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임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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