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여혐 부각하고 남혐 부추기다
지난 4일 SBS에서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강남역 화장실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 사건을 다루었다. 하지만 당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은 여혐을 부각하고 남혐을 부추기는 등 편파 왜곡적인 시선으로 일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남겼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편향적인 방송 의도는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여성들에게서 집단 린치를 당한 핑크코끼리가 왜 잘못했는지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워마드 등 강남역 사건 관련 집회를 주도했던 남성혐오세력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모여 집회 시위를 한 것처럼 방송했다. 여성들의 공포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남성들이 경우에 따라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은 부정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고정 패널인 박지선, 이수정 씨는 이번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이번 강남역 화장실 ‘묻지마 살인’ 사건이 혐오범죄가 아니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고의적으로 이들의 출연을 배제했다고 손쉽게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집중적으로 보여준 사례 말고 역으로 여성에게서 성범죄를 당한 남성 피해자를 찾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심지어 아들까지 잠재적 범죄자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한다. 제작진은 중학생도 알아볼 법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고의적으로 저지른다. 이번 방송은 여성을 혐오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제작되었지만 일각에서는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비판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 4일 SBS에서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강남역 화장실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 사건을 다루었다./사진=연합뉴스
한 네티즌은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렇게 방송할 거면 ‘잠재적 살인마, 낙태여성’이라는 타이틀로 방송 한번 가는 건가요”라고 반문하며 “누군가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들을 싸잡아서 욕하면 여성들이 좋구나 하고 기뻐할 줄 알았나요”라는 댓글을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남기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것만 보여 주고 싶었던 방송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은 ‘그것을 조작하고 싶다’로 프로그램 명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방송이라면 공정성은 기본이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분란 조성은 기본이다.
정신병자 살인 가해자와 관련한 경찰 수사도 그렇고 사건의 수습 과정에서 여혐-남혐 구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여성은 언제나 약자’라는 제작진의 이분법적 관점이 팩트인 양 방송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 시사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이 아깝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김규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