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정부가 조선업계 대형3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한 가운데 3사가 자구안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조조정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 기업구조조정 추진현황과 계획이 논의된 가운데 조선 빅3의 자구안이 공개됐다.
정부가 조선업계 대형3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한 가운데 3사가 자구안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자구안 3조5000억원 규모…부채비율 낮춘다먼저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8년까지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와 KCC 등 보유주식과 매출채권, 부동산, 현대아반시스 지분 등 비핵심자산 1조5000억원을 매각하고 임금반납과 일자리나누기(연장근로 폐지, 연월차 소진 등) 등 경영합리화 노력을 통해 9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 제품사업의 분사 후 지분매각 및 계열사 재편 등 사업조정을 통해 1조1000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제품사업 분사의 경우, 독립경영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함께 경영권과 무관한 일부 지분의 매각을 통해 투자자금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중공업은 예상보다 수주부진이 장기화돼 유동성 문제가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3조6000억원 규모의 비상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경영개선계획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2016년 1분기 말 현재 134%(별도기준)인 부채비율을 오는 2018년까지 80% 수준으로 대폭 줄일 계획이다. 차입금도 같은 기간 6조6000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축소된다.
현대중공업은 새 경영진이 취임한 지난 2014년 9월부터 3조9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선제적으로 펼쳐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유주식과 자사주 매각,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해 왔으며, 현대종합상사 계열분리, 산업기계 부문 분사 등을 통해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고 설명했다.
사업구조 재편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10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1조5000억원 자구안…유상증자 추진삼성중공업도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수립했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2018년까지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5500억원의 자산매각을 추진해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증자 규모와 시기 등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진단 결과와 회사의 자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임시주총 소집을 위한 이사회 등 이달부터 증자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경영 효율화와 유동성 확충 등으로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이와 같이 자구계획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의 시황과 수주전망을 감안할 때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조정 지속 시행 등 인력 운영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이어 현금성 복리후생 비용과 각종 행사비 등의 비용절감도 추진한다. 삼성중공업은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2018년까지 약 9000억원의 비용절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은 생산에 직결되지 않는 자산은 전량 매각한다는 원칙 아래, 이미 매각한 자산 1500억원에 거제호텔과 산청연수소, 판교R&D센터, 유가증권 등 4000억원을 더해 총 5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추진한다.
오는 2017년 이후 생산량 감소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는 잉여 생산설비는 용도 전환과 외부 임대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잉여 생산설비의 매각 여부는 향후 시황과 연계해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자구대책을 통해 ▲핵심역량 중심의 인력구조 개편 ▲고정비 30% 절감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고 나아가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총 5조3000억원…업계 최초 성과연봉제·직무급제 도입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의 기존 자구계획과 추가 자구계획을 바탕으로 신속한 정상화를 추진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수주절벽으로 인해 상당기간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판단해 3조4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제출했다.
먼저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20년까지 직영 인력을 20% 이상 감축한다. 임직원 임금도 20% 반납하고, 직영인건비도 30% 이상 절감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선업 최초로 성과연봉제(사무기술직)와 직무급제(생산직)를 도입함으로써, 성과와 직무난이도 중심의 보상체계를 수립해 이익이 날 경우에만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자회사 14개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매각하고 서울 본사를 옥포로 이전해 야드 현장으로 모든 경영활동을 집중하는 한편, 생산 능력의 30%를 축소할 방침이다.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 2기를 매각하고 기존 7개 Dock을 5개로 축소해 운영한다. 이어 모든 비영업용자산을 신속하게 매각해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조선업 본업과 관련된 곳에 투입한다.
특수선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해 자회사화한 후 전략적 투자자 유치 또는 IPO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할 계획이다.
특수선 사업부문은 생산방식의 특수성 및 보안상의 이슈로 이미 상선 및 해양부문과는 분리 운영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사업부문은 역량을 고려할 때 분할 및 독자 운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산은은 “올해 신규 수주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 수주액인 36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하고 시황 회복이 2~3년 지연되는 등 조선업 경영환경 악화가 고착화될 경우, 이는 대우조선해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조선업 생존 자체의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신규 수주가 30억달러 수준으로 고착화되는 최악의 경영 상황이 가시화될 경우, 대우조선해양 뿐 아니라 조선빅3 모두 인력과 설비를 중형 조선사 수준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산은은 “이를 대비해 추가 자구계획과는 별개로 즉각적인 인력 추가조정, 임금 삭감 등의 조치를 포함한 비상대응방안(Contingency Plan)을 준비 중에 있으며, 최악의 경영 상황이 예상되는 시점에 단계별로 신속하게 이행해 선제적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