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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열전' 20대 국회, 의장단 전원 호남출신 눈길

2016-06-09 17:10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20년 만의 3당 체제, 16년 만의 여소야대 국면을 맞은 20대 국회에서 14년 만에 야당 국회의장이 선출됐다. 

여야는 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6선의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5선의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과 4선의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을 각각 여·야 국회부의장으로 선출했다.

국회 개원의 법정시한(지난 7일)을 이틀 넘긴 시점이지만, 최근 30년 이래 가장 빠른 개원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의장단 3명이 모두 야권의 텃밭인 호남 출신으로, 헌정사상 최초로 의장단 전원이 한 지역 출신으로 구성됐다는 또다른 진기록이 추가됐다.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과 심재철, 박주선 부의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 직후 국회사무처 직원들과 상견례를 마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은 전북 진안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맡았고 쌍용그룹에 입사해 임원을 지냈다. 정계에 입문한 1996년 15대 총선부터 18대 총선까지 전북 진안·무주·장수에서 내리 4선을 한 뒤 19대에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 20대 총선에서도 여권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수성에 성공했다. 노무현 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당대표를 세 차례 맡은 바 있다.

범친노계로서 온화한 이미지로 당내 신망이 두터운 정 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121표 중 과반수를 넘는 71표를 얻어 의장 후보로 낙점됐다. 의장으로 호남 출신을 밀어줘 4·13 총선에서 돌아선 호남 민심을 내년 대선에서 챙기자는 당내 기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출신이다. 1980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신군부 계엄령 해제 등을 요구하는 학생운동에 앞장선 바 있다. 1996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 16대 총선에서 경기 안양에서 당선되며 20대까지 내리 5선에 성공했다.

당내 비박계로 분류되는 심 부의장은 본회의 직전 열린 새누리당 의총에서 부의장 후보 경선 맞수인 4선의 김정훈 의원을 꺾고 113표 중 먼저 과반수를 득표해 후보로 선출됐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졸업 후 제16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하고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검찰에서 서울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거쳤으며,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전남 보성·화순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17대 때 낙선했으나 18대 때부터 20대 국회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정 의장은 전주 신흥고, 심 부의장과 박 부의장은 각각 광주일고와 광주고를 졸업해 호남에서 고교시절을 보냈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편 이날 본회의 국회의장단 선출 투표에서 정 의장은 총 287표 중 274표를, 심 부의장은 272표 중 237표를, 박 부의장은 244표 중 230표를 얻어 당선됐다.

정 의장은 수락 연설에서 "국회가 명실상부한 책임정치의 주체"라며 "'책임정부' 이상의 '책임의회'를 지향해야 한다. (행정부에 대한) 단순 견제와 감시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국정의 당당한 주체로서 부여된 권한을 적극 행사하되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지는 협치의 모델을 정립해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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