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최근 유통업계가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제조업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 소비 부진으로 수년째 매출이 뒷걸음하거나 정체된 국내 유통업체들이 '돌파구'로 이를 선택한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도유망한 분야로 사업 확장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표 유통기업인 롯데·신세계가 식품, 화장품 등의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롯데 화장품 브랜드 '엘앤코스' 제품, 이마트 피코크 슈퍼주니어 라면 사진=각사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 유통기업인 롯데·신세계가 식품, 화장품 등의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먼저 두 회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화장품 시장이다. 국내 화장품은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고성장 하고 있는 사업이다. 작년 국산 화장품 생산액은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고 화장품 생산은 최근 5년간 평균 13.9% 성장했다.
중국 등지에서의 한류 붐 덕에 성장세가 가파른 뷰티분야에 먼저 뛰어 든 것은 신세계다.
지난 2012년 신세계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이후 2014년 하반기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화장품 편집숍 '라 페르바'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사업권을 따냈다.
이어 최근에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지분율 50대 50으로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를 세우고 경기도 오산에 화장품 제조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착공, 화장품 제조사의 면모를 갖췄다.
롯데백화점도 화장품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엘앤코스(el&cos)'를 론칭하며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였다.
화장품 제조사 한국콜마와 공동 연구를 통해 내놓는 신제품은 피부 보습·냉각을 위한 '아이스 쿨 미스트'와 '아이스 쿨 밴드'다.
유통채널은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노원점, 김포공항점 등 백화점은 물론 홍대 엘큐브, 롭스 홍대점, 인터넷쇼핑몰 롯데닷컴이다.
국내 고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많이 찾는 점포들을 위주로 마케팅을 진행해 점유율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제품을 알리고, 올해 안에 품목을 다양히 해 내년께 단독매장을 열 예정이다.
직접 생산은 아니지만 자체브랜드를 통해 식품회사로의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판매되고 있는 피코크 상품. 미디어펜
화장품 못지않게 식음료, 주류분야도 관심이 많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9일 소주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제주도에 기반을 둔 제주소주 인수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협의 및 실사 등을 거쳐 최종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L&B를 통해 와인, 맥주 등을 수입해 판매해온 데 이어 소주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제조시스템까지 갖추게 됐다. 소주회사의 생산라인 기반을 바탕으로 신세계는 탄산수, 음료 시장까지 겨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직접 생산은 아니지만 자체브랜드를 통해 식품회사로의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 시리즈 품목을 거침없이 늘려가고 있다. 작년까지 600 종류였던 피코크 상품은 올해 1400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는 피코크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식품브랜드로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경우 식품시장의 규모만 올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신세계는 제주도의 인지도와 한류스타 협업 상품을 개발해 중화권과 동남아시아로 상품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직접 상품을 기획, 제조하면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단기간의 시장 선점을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불황 속 타개책으로 비용절감과 품질관리에 유리한 제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