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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시대, 집 사야 하나 "독(毒)과 약(藥) 공존"

2016-06-10 11:08 | 조항일 기자 | hijoe77@mediapen.com
[미디어펜=조항일·이시경 기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온기로 작용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10일 부동산 전문가집단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1.25% 의 인하 조치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나 가계 건정성을 악화시키면서 집을 사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의 경우 강남 재건축 단지, 입지 전망이 좋은 신규 단지, 수익형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국지적이고도 제한적으로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최근 분양한 루체하임 등 강남 재건축 단지는 대부분 양호한 청약성적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사업자와 수요자 모두 이자 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초저금리시대에 수익형 부동산이 재조명되고 있으나 경기 수축기에 집을 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미디어펜

강은현 EH 경매연구소 대표는 “하반기 분양시장 전망이 어두웠던 가운데 정부가 이번 금리 인하로 침체된 내수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간접적으로 심리가 위축된 분양 대기자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 내다봤다. 

분양시장의 지역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대출규제가 들어든 가운데 기준금리 마저 인하되면 단기적 이익을 보고 뛰어드는 ‘단타족’이 늘어나면서 분양단지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양시장과 달리 금리 인하가 재고주택 매매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이들은 전망하고 있다. 2월과 5월에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워낙 시장심리가 위축된 데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민감도도 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을 사려는 수요는 다소 늘어나겠지만 섣불리 주택 매매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팀장은 “내집 마련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의 위축상태가 심해 활성화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기반이 취약한 데다 업종별 구조조정의 가속화로 시장 상황을 섣불리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공공임대주택을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살 정도는 아니다”라며 “하반기 구조조정으로 지역경제 악영향이 예상되고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의 경우 집값의 변동이 크기 때문에 개인의 자금상태, 상환능력 등이 고려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찾게 되면서 집값상승을 이끌어 내 재고주택의 동반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간 안목을 통해 구매 적기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은현 대표는 “금리가 인하되면 관심이 금융자산에서 실물자산인 부동산시장으로 쏠릴 것”이라며 “일순 수요가 많아지면서 사업자(건설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려 전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구조조정 등 변수가 많아 좀 더 집을 일찍 구매한다고 해도 큰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작다”며 “올해 공급량이 작년보다 줄었음에도 매도자들이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도 내집 마련 시기를 가늠해봐야할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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