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교황청이 과거 여성 성직자 임명과 동성애 문제 등으로 급진적이라고 비판했던 미국 최대 수녀단체 소속 수녀를 소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진보적 성향의 수녀들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 교구 러레토 수녀회는 성명을 통해 교황청이 지난 1월 1일자로 편지를 보내 관심 사안을 묻고자 펄 맥기브니 원장 수녀를 로마로 소환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맥기브니 수녀가 소속된 러레토 수녀회는 교황청으로부터 '급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미국 최대 수녀단체인 '여성 종교리더십 콘퍼런스'(LCWR)에 소속된 수녀회다.
미국 수녀의 80%가 소속된 이 단체는 동성애 결혼, 피임, 낙태 등 민감한 이슈에서 교황청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2010년 당시 베네딕토 16세가 이끌던 교황청은 페미니즘 정신과 같은 '세속적 사고방식'을 점검하겠다며 감찰을 단행했으며 2012년 이 단체가 '급진적'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4월 이 수녀 단체에 대한 감찰을 조기 종결함으로써 전격적으로 화해했다. 이 결정은 교황청의 중요한 변화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에 교황청이 맥기브니 수녀를 로마로 부르면서 진보적 수녀들에 대한 교황청의 단속이 재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맥기브니 수녀는 감찰 당시 수녀 90명이 조사를 받는 등 감찰에 충실하게 임했다면서 그로부터 6년이 지나 당시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위해 로마로 소환될지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청과 대화해 교황의 권위에 대한 수녀회의 충성심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바티칸이 이 수녀회의 지니 그래믹 수녀와 같은 다른 수녀 개인들을 겨냥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001년 러레토 수녀회에 들어온 그래믹 수녀는 성소수자와 관련한 활동들도 바티칸의 감시망에 머물러 왔으며 수녀회가 자신의 이런 활동을 지지해 준다고 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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