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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수사, 환부만 신속히 도려내야...

2016-06-11 15:34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10여명이 넘는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오너일가와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 리베이트 등 불법행위를 가려낸다고 한다.

창업주인 신격호총괄회장과 신동빈 그룹회장의 집무실과 자택이 지난 10일 수사팀에 의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당했다. 그룹핵심인 정책본부와 핵심 계열사 등 17곳도 수사팀이 찾아와 필요한 서류를 가져갔다.

롯데그룹 검찰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공명정대하게 환부만 신속히 도려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미디어펜

재계 10대그룹 총수 자택이 압수수색된 것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이 이건희 삼성회장의 승지원 자택을 압수수색한후 처음이다. 그만큼 예사롭지 않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비자금과 횡령 리베이트 등을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오너와 경영진의 배임혐의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는 충격적이다.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5위그룹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은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 언론은 그동안 대기업에 대해 투자확대와 일자리창출을 촉구해왔다. 박근혜대통령과 유일호 부총리 주형환 산업부 장관 경제팀들은 전경련및 대한상의 회장단을 만날 때마다 대기업들이 투자확대를 견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부진한 청년 일자리 창출도 주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경제상황은 워낙 취약한 상태다.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도 마이머스로 돌아섰다. 성장률은 당초 3%대에서 2%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조선 해운은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우조선은 수십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국경제의 최대 짐이 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침몰위기를 맞아 필사적인 구조조정으로 연명중이다. 외환위기에 이어 또 한번 국민혈세(한은 돈풀기와 재정투입)로 부실기업을 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롯데의 수난은 그룹오너 형제들의 경영권 갈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회장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경영권을 뒤흔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동분서주했다. 소송전과 언론플레이들을 통해 동생을 압박했다.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을 활용해 동생을 궁지로 몰아넣으려 했다. 신동주는 어느 홍보대행사를 활용해 방송과 진보 보수매체를 가리지 않고 치밀한 언론플레이를 벌였다. 언론들은 형의 언론플레이에 그룹 갈등을 대서특필했다. 방송사들도 형제싸움을 부추기는 보도를 쏟아냈다. 언론들은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한국언론의 전형적인 하이에나적 행태였다.


창업주인 신격호총괄회장이 형제간 갈등으로 정신감정까지 받아야 했다. 동양적인 효와 윤리측면에서 보면 매우 안타깝다. 신총괄회장이 일찌감치 경영일선에 은퇴한 후 유능한 아들에게 승계시켰다면 이런 수난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90세가 넘어서까지 경영권을 유지한 것이 최근 아들들의 경영권갈등과 검찰수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틀림없다. 그가 일부 가족들의 편향된 주장에 미혹돼 둘째 아들 신동빈회장과 불편해진 것은 아닌가라는 추측도 재계일각에서 나온다.


검찰은 롯데의 불법적인 경영행위가 있다면 명백히 가려서 법의 심판대에 올려놓으면 된다.


명심해야 할 게 있다. 검찰 수사는 공명정대하게 이뤄지되, 기업의 환부만 신속하게 도려내야 한다는 점. 과거 재벌들의 수사처럼 수년간 질질 끌면서 그룹총수와 경영진을 위축시켜선 곤란하다. SK와 한화그룹등은 3~4년간 곤욕을 치렀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재벌 수사 때마다 해온 단골 멘트가 있다. 환부만 신속하게 도려내겠다는 것.


검찰 수장이 조자룡 헌칼 쓰듯 해온 이같은 말이야말로 롯데 수사에선 엄정하게 적용돼야 한다. 자산 100조원규모의 롯데그룹에 대해 난도질해놓으면 국내외 투자및 경영계획에 엄청난 악재가 된다. 재계가 잔뜩 움추러들면 투자와 일자리창출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인위적 사정정국을 조성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지 않아야 한다.


롯데는 지금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기위한 조치들을 진행중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대표적이다. 호텔 롯데 상장은 지난해이후 불거진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려는 중요한 작업이다. 검찰 수사로 상장이 차질을 빚으면 불행한 일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는 것도 검찰이 염두에 둬야 한다. 환자를 살리는 수술이 돼야 한다. 수술을 한다고 정작 환자를 죽여선 안된다. 게도 구럭도 놓쳐선 안된다.


롯데의 국내외 투자가 위축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검찰의 가혹한 수사로 인해 그룹의 투자위축이 벌써부터 가시화하고 있다. 롯데는 검찰 수사직후 미국의 화학업체 액시올사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경영전략에도 엄청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유통 등에서 중국 동남아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다. 글로벌 유통시장의 메이저가 되려는 신동빈회장의 야심찬 프로젝트들이 심각한 차질을 빚는 것은 막아야 한다. 롯데의 차질은 한국경제에도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금 지배구조 개선작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주의 신동빈회장에 대한 경영권 공격이후 그룹은 지속적으로 경영투명성제고에 힘을 쏟았다. 초점은 일본롯데와 한국롯데간의 복잡한 연결고리를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텔 롯데 상장은 그 중요한 작업이다. 


정부와 정치권 언론 학계에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투명화를 촉구해왔다. 그런 작업을 진행하는 데 검찰수사가 지장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 롯데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지배구조 개선작업은 지속적으로 하도록 해줘야 한다. 검찰이 먼지털이식 수사나 곁가지 수사로 롯데를 기진맥진하게 만들 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검찰수사가 정치권으로 불거지는 것도 우려된다. 이명박정부시절 잠실 제2롯데월드의 상징물인 123층 초고층 건물을 인허가해준 과정에서 로비의혹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MB정부 실세를 겨냥한 수사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검찰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잠실제2롯데월드 초고층 빌딩은 롯데의 숙원사업이자, 한국관광의 기념비적 사업이다. 이 사업은 노태우정부의 80년대후반부터 90년대초에 진작 스타트를 끊은 사업이다. 노태우정부는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의 매각을 강제적으로 밀어부쳤다. 롯데의 제2잠실월드 부지도 비업무용토지로 간주해 각종 세금을 부과했다. 현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노태우정부의 경제수석을 맡아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하도록 강한 압박을 가했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4.13 총선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놓고, 재벌들에 대한 규제, 즉 반기업적 경제력집중억제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독일식 사회민주적 경제정책을 선호하는 김종인 특유의, 반대기업 시각이 이미 노태우 정부시절부터 드러난 셈이다.


롯데그룹의 123층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는 김영삼정부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때까지 현안으로 묶였다. 창업주는 이곳에 한국의 랜드마크를 지어 중국 일본 동남아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는 서울의 관광명소로 만들고자 했다. 일본에서 온갖 차별과 냉대 속에서 사업을 일군 신총괄회장이 필생의 사업으로 여겼다. 그는 이 사업이 완공되기 전에는 눈을 감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마져 다졌다. 팔순을 넘어 구순이 될 때까지 제2월드 공사 현장을 다니면서 보고를 받고 꼼꼼하게 공사진행 상황을 챙겼다.


잠실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마침내 이명박정부들어 인허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만시지탄이었다. 수십년간의 고난 끝에 얻어낸 사업허가 도장이었다. 현재 공정률은 70~80%이상이다. 올해 말이면 드디어 완공된다. 연말이 되면 잠실은 한국의 최대 관광명소이자, 외화를 벌어들이는 화수분이 될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면세점을 다시 입점시키면 관광과 쇼핑이 대규모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의 최대 관광명소이자 랜드마크, 기념비적 장소가 될 것이다. 쇼핑 관광이 한데 어우러져 관광대국을 일구는 초석이 될 것이다. 도쿄와 베이징 상하이 홍콩 타이페이 서울 등 동북아 관광대전에서 서울이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할 인프라가 될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을 넘어 3000만명, 4000만명을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이다. 관광대국의 꿈을 실현하는데 신격호총골회장과 신동빈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잠실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과정 수사를 통해 전정권 손보기식의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인허가 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 만약 관료들이 투자확대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적극 행정과 소신에서 비롯된 인허가 결정이었다면 존중해줘야 한다. 관료들을 가장 위축시키는 것이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이다. 투명하게 진행된 것이라면 존중해줘야 한다.


이명박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추락하는 한국경제를 되살리기위해 투자규제 완화에 진력했다. 잠실제2월드 인허가도 그런 경제위기상황에서 나왔다.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흐른다면 공직사회에 변양호신드롬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과감한 규제혁파를 통해 투자를 살리고, 신산업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검찰도 이런 박근혜정부의 경제활성화 의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재계는 박근혜정부들어 주요그룹들이 잇따라 검찰 수사 표적이 돼왔다. SK 효성 CJ  오리온 동양 금호 STX 그룹이 수난을 겪었다. STX는 경영난을 못이겨 재계무대에서 사라졌다. 포스코도 수년째 수사를 받았다. 정준양 전회장과 이명박정부 실세들과의 유착을 밝혀낸다며 이잡듯 뒤졌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채 먼지만 털어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받았다. 일각에선 포스코 수사에 대해 헛발질 수사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정치권과 언론에선 그동안 롯데그룹을 일본기업인양 무책임하게 공격해왔다. 광윤사 등 일본지주회사가 한국롯데그룹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일본기업으로 선동한 측면이 강하다. 국부를 일본으로 빼돌린다는 국부 유출 의혹 기사도 적지 않았다. 참으로 황당한 기사들이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회장이 해방이후 일본에서 껌을 팔아 사업을 일군 후 번돈을 그대로 국내에 들여와 사업을 일궜다. 창업주가 일본에서 어렵게 사업을 일궈 한국으로 가져온 돈을 종잣돈으로 삼아 호텔 유통 면세점 화학 건설 등으로 거대한 사업군을 형성했다. 총괄회장은 한달은 일본에, 한달은 한국에 머무는 현해탄 경영으로 롯데그룹을 키웠다.


창업주는 60년대 박정희 전대통령의 요청으로 한국에 사업자금을 가져올 때, 제철소를 염두에 뒀다. 한국의 산업화에 기여하기위해선 제철소를 짓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신격호 창업주는 산업의 쌀인 철을 생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것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든 일본을 극복하는 애국의 길이라고 믿었다. 맹목적인 반일이 아닌, 성숙한 극일의 길을 걷고자 했다.


신동빈회장은 부친의 경영권을 승계한 후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경영권을 이어받을 당시에 비해 자산및 매출규모가 2배, 3배이상 훌쩍 커졌기 때문이다. 과감한 인수합병과 글로벌 경영, 선진화한 경영기법으로 롯데를 재계5위그룹으로 도약시켰다. 그룹매출액은 2008년 34조원에서 70조원으로 급팽창했다. 그룹자산도 이 기간 43조원에서 103조원으로 2.5배 증가했다.


이 정도의 실적이면 신동빈회장이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수성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재계 2세 중 가장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누가 뭐래도 애국기업이다. 한국롯데의 매출규모가 일본 롯데의 40배가 넘기 때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회장의 사업보국 이념은 한치의 틀림이 없다. 일부 무책임한 언론들의 주장처럼 신총괄회장과 신회장이 한국에서 번돈을 일본으로 빼돌렸다면 이같은 결과가 나왔겠는가? 일부 기자들은 롯데그룹의 창업사와 신격호창업주. 신동빈회장의 경영철학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채 기사를 쏟아냈다. 공부하지 않고 편견과 무지로 쓰는 기사들은 어찌해볼 방법이 없다.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사정은 그 파장이 최소화돼야 한다. 롯데를 살리는 수사를 해야 한다.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는 수사를 해야 한다. 상처만 서둘러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 검찰이 정치적 야심을 최대한 배제하고 엄정한 잣대로 수사를 해야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은 터널속에 빠져있는 한국경제를 감안해야 한다.


롯데에 대한 강압수사가 재계를 위축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가져와선 안된다. 재계를 안심시키는 정교한 수사가 필요하다. 투자와 일자리를 위축시키지 않는 수사를 기대한다. 롯데그룹의 투자와 경영계획, 글로벌 경영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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