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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급물살…대기업 경영도 '흔들'

2016-06-13 10:27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조선·해운 등 한계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30대 대기업그룹 계열사 3곳 가운데 1곳이 부실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재벌닷컴이 2015회계연도 기준 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30대 대기업집단 소속 1042개 계열사(금융회사 제외)의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거나 연간 영업손실을 낸 실적부진 기업은 모두 351곳으로 전체의 33.7%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80곳을 포함해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재무위험 기업도 311곳(2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그룹별 부채비율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3914.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그룹 490.1%, 한진그룹 475.5%, 금호아시아나그룹 355.9%, 대우건설 244.1% 순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30대 그룹 가운데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이거나 영업손실을 겪은 실적부진 계열사 비율이 30%를 넘는 곳은 삼성을 비롯해 롯데, 포스코, 한화, 한진, 두산, 신세계, CJ, 부영, LS, 영풍, 하림, KCC, 효성 등 22개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그룹들이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글로벌 사업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환부를 도려내는 선제적이고도 자율적인 구조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대기업 집단 속에서 부실이 자라고 있는 것은 전체 자산 총액에서 1위인 삼성그룹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은 분석 대상이 된 전체 44개 계열사 중에서 17곳(38.6%)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 제일패션리테일 등 4곳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다.


지난해 한 해만을 따지면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은 셈이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계열사는 삼성중공업을 포함해 6개에 달했다. 이 중 삼성엔지니어링 등 2곳은 자본잠식 상태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46개 계열사 중 영업손실을 낸 기업이 13개(28.3%), 부채비율 200% 초과 기업이 12개(26.1%)로 파악됐다.

LG그룹은 영업손실을 낸 실적 부진 계열사가 전체 66개 중 13개(19.7%)다. 신세계의 경우 34개 계열사 중 16곳(47.6%)이 적자 기업이었다. CJ그룹과 효성그룹은 재무위험 상태에 빠진 계열사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CJ 계열 60곳 중 30곳(50.0%)과 효성 43개 계열사 중 21곳(48.8%)의 부채비율이 200%를 웃돌아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자산총액 기준 15위인 부영그룹은 17개 계열사 중 적자기업이 13곳(76.5%), 재무위험 기업이 11곳(64.7%)이나 된다.

30대 대기업 그룹 중 2개 계열사를 둔 에쓰오일(S-Oil)만 적자를 내거나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이 없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끄는 엔진 역할을 맡아온 대기업 그룹이 상당수 부실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 것은 신성장 동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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