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롯데그룹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대대적 수사를 받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주요 비자금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원료 수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매우 다르다"며 공식 입장을 15일 밝혔다.
롯데그룹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대대적 수사를 받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주요 비자금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 신동빈 회장.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최근 검찰 수사를 계기로 주주가치 제고의 저하와 추측성 의혹들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의해 언론에 보도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통탄한다"며 의혹들을 해명하고 나섰다.
먼저 롯데케미칼의 해외 지사 및 해외법인 의혹에 관한 것이다. 해외지사를 통해 원료 구입한다는 보도에 대해 "롯데케미칼의 원료구입은 해외지사에서 전혀 취급하지 않고, 해당 업무는 제품의 판매에만 있다"며 "상해, 홍콩 등 일부 해외법인에서 직접 판매 행위를 하지만 매우 소량이며, 대금의 거래는 전부 롯데케미칼 본사에서 한다"고 말했다.
또 롯데케미칼은 케미칼 원료 구입 과정에서 롯데그룹으로부터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 받은 적도 없고,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롯데물산(LBC)와의 무역거래에 대해서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말부터 거래를 했고 당시 일본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해 국내 금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서 일본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로부터 큰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롯데케미칼이 일본롯데물산의 신용을 활용해 이익을 봤다고 설명했다.
일본롯데물산은 그 역할에 부합한 수입대행 수수료만 받았다는 게 롯데케미칼의 주장이다.
또 외환위기 당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동일 계열사가 아니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면서 이후 국내 금리가 떨어지면서 일본 금리의 혜택을 줄어 일본롯데물산과의 거래를 줄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롯데케미칼이 신규사업을 하면서 홍콩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사항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롯데케미칼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카타르 석유화학콤플렉스 합작 프로젝트가 있었고, 합작비율은 국영 카타르석유(QP)가 70%, 당사가 30%였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해외 사업 및 프로젝트에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이 프로젝트와 향후 프로젝트를 위하여 홍콩에 투자법인을 만들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04년말 최초 만남, 2005년말 MOU체결, 2007년 HOA체결을 하였고 이후 금융주선, 기초설계(영국 Foster Wheeler)등을 합작 추진했다.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금융 경색으로 파트너인 국영 카타르석유(QP)가 프로젝트에 매우 소극적이 됐고 2009년 결국 프로젝트는 높은 건설비용을 핑계로 취소됐다.
결과적으로 당사는 약 400억원의 손실을 보았지만 국영 카타르석유(QP)는 약100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결국 롯데케미칼 홍콩 법인은 회계자료 보관기간 등의 이유로 2013년 법인 청산됐다.
롯데케미칼 측은 "지난 14일 진행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 직원 모두 성실히 조사해 임해, 신속한 조사결과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조속한 시일 내 경영환경에 활기를 회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