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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이대로 안전한가?

2016-06-16 14:43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던 모유조차 유해물질에 위협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던 모유조차 유해물질에 위협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모유는 신생아의 질병예방에 탁월하며 두뇌발달을 돕는 가장 이상적인 영양 공급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산모의 체내에 축적된 유해 화학물질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일부 전달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이 지난 2012년 4월부터 8월까지 서울 등 전국 4개 도시 5개의 대학병원에서 출산한지 1개월 된 산모 62명의 모유를 분석한 결과, 모유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인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와 DnBP(디니트로부틸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신생아가 모유를 통해 매일 섭취하는 DEHP의 양은 아이의 체중 kg당 0.91~6.52㎍ 정도였으며, 신상아는 모유를 통해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nBP를 하루에 자신의 체중 ㎏당 평균 0.38∼1.43㎍씩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유 속 유해 화학물질은 대부분 환경호르몬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모유수유를 통해 아이에게도 유해 화학물질의 일부가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문제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환경호르몬에 둘러싸여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학물질에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한 번 씩은 사용하게 되는 일회용 종이컵이나 매일같이 어디선가 받게 되는 영수증에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 A가 검출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몸에 걸치고 있는 옷과 플라스틱 제품 등에도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는 산모 역시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 교수는 연구결과와 관련해 “모유를 먹는 62명의 신생아 중 5명(8%)은 하루 섭취량을 초과하는 DEHP를 섭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4명(6%)는 DnBP를 1일 섭취 제한량 이상을 섭취하는 것을 추산됐다”고 밝혔다.

또한, 산모의 식생활 습관도 모유의 성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유해물질 노출추이 분석을 위한 모유 수집 및 시료분석 연구'에 따르면, 2014년 3월부터 7월까지 전국 4개 권역인 서울, 경기인천, 충청, 영남지역에서 표본 추출된 264 명의 수유부의 표본을 추출한 결과 엄마의 식습관에 따라서도 모유에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종이포장이 된 배달음식(피자, 컵라면, 치킨) 등을 먹은 산모의 모유에서 과불화화합물 PFOS(Perfluorooctanesulfonic acid)가 검출됐으며, 먹는 획수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모유수유를 멀리할 필요는 없다. 모유수유를 통해서 엄마 체내에 든 유해 성분이 신생아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조언이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로 때문에 ‘모유수유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며 “산모가 PC소재의 플라스틱 재질 용기의 사용을 가급적 삼가고, 랩 등 1회용 식품포장과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조리를 줄이면 모유 내 DEHP와 DnBP 등 프탈레이트 함량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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