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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체성이 뭐가 되냐" 유승민 복당 업화로 번져

2016-06-16 18:32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당 정체성' 논란 대상이었던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 복당을 결정한 것을 계기로 당내 갈등의 불씨가 '업화'가 될 전망이다.

유 의원 복당에 반대해온 친박계에선 즉각 반발과 함께 의원총회 소집 요구가 나왔고,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복당 결정과 관련 불만을 표하며 '거취를 고민한다'는 입장까지 타전됐다. 김 위원장의 불참 통보로 내일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청 회의도 취소되는 등 당청간 '엇박자'도 그대로 노출됐다.

사실상 현 지도부인 혁신비대위는 관행을 깨고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자체 표결로 결정을 내렸다. 원내사령탑이자 당연직 비대위원인 정진석 원내대표는 복당 결정을 청와대와 조율한 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사진)가 16일 '당 정체성' 논란 대상이었던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 복당을 결정한 것을 계기로 당내 갈등의 불씨가 '업화'가 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이와 관련,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성명을 내 "(일괄 복당은)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아니다"며 "유 의원이 어떤 사람인가? 지난해 1차 국회법 파동으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이래 이번 총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당을 수렁에 빠뜨린 문제의 원조 진앙지"라고 규탄했다.

김 의원은 "당이 이 모양이 됐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었고 앞으로 화합하겠다는 약속도 없었다"며 "그런데 지금 무엇이 아쉬워 덥석 받아들이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미 새누리당은 잃을 것 다 잃었다. 적어도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며 "무엇이 두려운가. 몇날 밤을 새더라도 토론하고 고민해야 한다"면서 "즉각 의원총회를 개최해 의원들의 총의를 물어 다시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중대한 현안은 의원총회와 같은 공식적 논의 기회를 만들어 전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일부 혁신비대위원들이 비밀리에 작전하고, 쿠데타를 하듯이 복당을 밀어붙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비공개 회의에서 권성동 김영우 이학재 의원이 일괄 복당에 대한 분위기를 잡고, 정 원내대표도 이에 동조해 결국 승인이 이뤄진 것"이라면서 "이들이 김희옥 위원장을 협박하듯 압박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친박계 의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고,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그렇게 방향을 잡고 표결까지 간 것 같다"면서 "역대 지도부가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표결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혁신비대위는 앞서 지도체제 개편도 의총에서 추인을 받아 최종 결정키로 했다"면서 "앞으로 의총이 열리면 여러 의원들이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밖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이렇게 허무하게 전원 복당을 할 거면 그동안 강조해온 당 정체성은 무엇이 되느냐"며 "이런 것이 바로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처사"라고 가세했다.

이어 "유승민 등 공천파동으로 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 낙선한 분들은 또 무엇이 되느냐"며 "당은 지금 영혼도 없고, 일말의 책임감도 없는 막장극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자세로는 정권 재창출이란 말을 입에 올릴 자격도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김선동 혁신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16일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오늘 (회의 후) 상당히 무거운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셨다"며 "거취문제까지 심각히 고민하실 듯 하다"고 밝혔다./사진=미디어펜



한편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이날 일괄복당 결정에 반대하며 당사를 떠나면서 "거취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동 혁신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오늘 상당히 무거운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셨다. 거취문제까지 심각히 고민하실 듯 하다"고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김 위원장이 복당 결정에 불만을 품은 것이냐'는 질문에 "회의장 내 일어난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해 굉장히 무거운 생각을 하시게 된 것 같다"면서 "(복당 결정) 내용에 대한 불만인지 다른 부분에 대한 불만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거취 고민을 시사하면서 17일 총리 공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총리실 주관 고위당정청회의에도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기업 구조조정, 맞춤형 보육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던 회의가 발표 반나절만에 돌연 취소됐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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