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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복당? 새누리 '의총 열고 재의결'에 무게

2016-06-17 09:55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내에서 '당 정체성' 논란을 빚어온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 일괄 복당 결정으로 인한 파장이 멎지 않고 있다.

전날(16일) 친박계 일각에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즉각 반발한 데 이어 17일 친박 중진들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오후 중 친박계 회동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4선 홍문종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복당 결정을) 뉴스 보고 알았다. 너무 놀랐다"며 "청와대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어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통화했었는데 본인도 '너무 놀랐다', '이런 일들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질지 몰랐다'고 말할 정도"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번 결정이 상당히 성급했다. 당내 의견수렴을 거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어제 몇몇 의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오늘도 여러 의견들을 제시할 텐데 그 얘기를 나눠듣고 제가 좀 의원들의 중지를 모으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김진태·김태흠 의원이 당내 총의를 모아야 한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한 것과 궤를 같이한 것으로, 이같은 집단 행동을 직접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복당여부 표결에 찬동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당 화합을 위해 유승민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해선 안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이율배반적"이라며 "복당시켜놓고 당원으로서 뭐든지 할 수 있는 분에게 해도 된다 안된다 얘기하는 것조차도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사진)가 지난 16일 '당 정체성' 논란을 빚어온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의 일괄 복당을 결정하면서 일어난 파장이 멎지 않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또다른 친박 중진인 4선 한선교 의원은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어제 결정에 다소 놀란 바가 없지 않다"면서 "청와대라든지 당내 주류와 대화가 오간 뒤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빠른 점도 없지 않아 있다"고 다소 불만을 표했다.

다만 "이미 차는 떠나갔다"며 "번복할 수 있는 당헌당규도 없다"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화합의 차원에서 계파와 상관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앞으로 당의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고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전원 복당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당내 갈등 최소화를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거취 고민을 시사하고 칩거에 들어간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을 겨냥, "무기명 표결을 받아들였고, 대변인 성명에도 관여해놓고 일이 커졌다고 사의를 표명하는 건 성급했다"며 "어제 결론에 대한 책임은 위원장에게 있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원내대표 재임 시절 '신(新)박'을 자처했던 5선 원유철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일괄복당은 워낙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 같다"면서 "(청와대와) 복당 관련 교감까지 있었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복귀한 분들이 당의 화합을 최우선으로 삼아 헌신해줄 것을 당부드린다. 당도 더 이상 친박, 비박이라는 이분법적인 낡은 계파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해 사실상 복당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원 의원은 "어제 (복당) 논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지만, 결정까지 워낙 예상보다 빨라 당에 많은 논란이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어떻게 매듭을 져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제가 조금 더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복당 결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이같은 기류에 따라 조원진·김태흠·김진태·이장우 등 친박계 의원 10여명이 회동을 갖고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 복당 여부를 의총에서 추인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정 원내대표에게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의총이 불발될 경우 정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도 유 의원의 복당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연국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당에서 벌어진 일에 말씀드릴 게 없다는 것 다 알고 계시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내부에선 사전 통보 없이 이뤄진 유 의원의 복당에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복당 결정을 주도한 정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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