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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가덕도·밀양 모두 답이 아니다

2016-06-21 09:10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동남권 신공항? 가덕도, 밀양 모두 답이 아니다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 23~24일 있을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가덕도와 밀양을 각각 주장하는 양 측에서 치열한 홍보전에 돌입했다. 어디로 선정되든 거센 후폭풍이 일어날 전망이다. 탈락지역의 불복 움직임에 대책이 없을 정도다. 

다만 앞서 살펴봤다시피 밀양 신공항은 답이 아니다. 김해공항이 버젓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24시간 운영되지 않는 밀양 신공항을 이용할 수요자는 소수에 불과하며 밀양 신공항의 경쟁자는 김해공항뿐만이 아니다. KTX와 경부고속도로를 간과해선 안 된다. 밀양은 경남 교통의 요지도 아니다. 대구, 울산에도 공항이 있으나 아직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밀양 신공항이 흑자를 본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항공시장이 광범위하고 큰 미국과 우리나라는 엄연히 다르다. 거리 400km 규모인 우리나라 곳곳에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깔려있고 동서남북으로 고속철도까지 다닌다. 참고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2016~2025년)'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주요도시를 2시간대로 연결하는 철도고속화사업 추진계획이다. 10년간 총 70조원이 투입된다.

항공사고의 대부분은 마의 11분(이륙 3분 착륙 8분)에 일어난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며 조종사에게 고도의 조종기술을 요하는 긴급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추세는 소음공해 및 민원문제와 결부되어 내륙보다 해상공항 건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모스크바나 미국처럼 산간 없이 넓은 토지를 보유한 나라라면 모를까, 플로리다 반도의 절반 크기인 우리나라는 자가용으로 90분이면 바다에 접근가능하다.

2009년 타당성 조사 때 가덕도와 밀양은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각각 0.70과 0.73으로 신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사진=김해공항 홈페이지



일각에서는 나리타 공항과 밀양 신공항을 비교한다. 하지만 내륙에 공항을 지은 덕분에 나리타는 실패했다. (한국의 인천-김포공항 이원화처럼) 나리타 공항 개항 당시 하네다 해상공항을 국내허브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운영했지만 공항 확장이 어렵고 소음 민원에 시달리다가 동북아 허브 자리를 인천에 뺏겼다. 이에 나리타 공항은 국제 허브를 포기했고 현재 하네다 공항이 국제선 취항지를 다시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가덕도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인천공항은 영종도 앞 갯벌을 2~3미터를 메웠지만 가덕도는 20미터를 메워야 한다. 그만큼 매립을 할 때 다량의 골재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 이후에는 항공기 발착에 따른 매립지 침하로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한다.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조치 조차 녹록치 않다.

물론 가덕도가 밀양과 구별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부산신항만 및 경제자유구역으로 기능할 신도시 등 입지 주변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거나 진행될 계획이라는 점이다. 공항 관련 전문인력 또한 부산에 거주하며 교육기관도 부산에 있다. 더욱이 수요가 넘친다는 기존 김해공항 승객은 대부분 부산과 창원, 거제, 진해에 거주하는 고소득자들이다.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해운대와 광안리 등 부산을 여행하기 위한 사람들이다. 

2009년 타당성 조사 때 가덕도와 밀양은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각각 0.70과 0.73으로 신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B/C가 1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는데 둘 다 적자입지로 판정 받은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해공항 항공 수요가 커졌다고 해서 가덕도나 밀양 신공항이 경제성을 확보한 것처럼 판단하는 것은 오류라고 지적한다.

이번 동남권 신공항 사업 추진은 고질적 병폐인 정치권의 지역감정 부추기기, 지역 이기주의의 민낯을 드러냈다. 진흙탕 싸움으로 접어드는 동남권 신공항 결정, 이렇게 국론분열을 초래할 것이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동남권 신공항? 엄밀히 따지면 밀양과 가덕도 모두 답이 아니지만, 굳이 손을 들어주어야 한다면 가덕도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 23~24일 있을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가덕도와 밀양을 각각 주장하는 양 측에서 치열한 홍보전에 돌입했다. 어디로 선정되든 거센 후폭풍이 일어날 전망이다./사진=김해공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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