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회사 측 자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21일 삼성중 노협은 경남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자구안 시행은 노협과 전체 구성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라며 "다만 모든 현안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물리적 충돌없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회사 측 자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삼성중공업 홈페이지
노협은 "쟁의 결의를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위원회, 채권단 압박에 대한 투쟁은 물론 삼성그룹에 대해 책임을 묻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협은 "사측이 영국 로이드 사의 예측자료를 토대로 전체 인력의 40%까지 축소하겠다면서 구성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로이드 사가 삼성중의 경우 올해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55억달러어치 수주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토대로 자구안을 마련한 것은 삼성중의 수주 능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노협은 강조했다.
노협은 "양질의 일자리 유지 및 확대 방안을 찾지 않고 단기적 손실을 이유로 일자리를 줄이기에 급급한 사측의 일방적 구조조정은 전혀 민주적이지 못하고 설득력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협은 사측이 최고경영자(CEO) 임금 전액 삭감을 비롯해 전 임원 30%, 부장 20%, 과장 15%, 사원 10% 삭감과 복리후생제도 폐지 등으로 9천억원을 절감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노사가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협은 "사측 자구안은 조선소를 죽이고 지역경제를 무너뜨리고 1위의 조선산업을 중국과 일본에 넘겨주자는 자구안"이라고 주장했다.
노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제지역 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정부와 채권단, 그리고 삼성의 경영진들은 열심히 일만한 노동자를 대규모로 쳐내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숙련 기술노동자가 생명인 조선산업에서 해고 위주의 인력 구조조정을 강행하면 조선산업은 물론 거제시 경제의 몰락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노협은 "삼성이 추진하는 희망퇴직을 빙자한 인적 구조조정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자구안 시행으로는 조선소를 살리지 못한다"며 "이곳 거제도의 고숙련 노동자를 살리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을 살리려면 정부와 거제시, 삼성의 경영진은 대화와 해결 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중 노협은 이와 관련, 오는 23일 오후 6시 거제시 장평동 디큐브백화점 앞에서 노협 소속 근로자 및 가족들과 함께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장외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중 노협은 오는 22일 회사측에 쟁의발생신고를 한 뒤 27일께 노협 소속 근로자 600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나설 계획이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