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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도 영국 브렉시트 개표 현황 '촉각 곤두'…EU 탈퇴, 득보다 실?

2016-06-24 10:16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미디어펜=이미경 백지현 김태우 김세헌 기자] 24일(현지 시간) 오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산업계도 현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현황 결과 EU에서 탈퇴하게 되면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연합뉴스


이날 산업계에 따르면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에서는 개표 현황 후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원화 가치가 올라갈 경우 수출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있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침체나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영국을 비롯해 유럽에 법인이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IT·가전 제조업 쪽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전자업계의 경우 기업 간 스마트폰 분야 협업으로 인해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TV, 냉장고 등 가전 부분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EU 소속 국가에서 생산된 물건은 관세가 없었지만 (브랙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영국에 들어가면 관세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만큼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긍정, 부정적 영향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일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현대기아차의 경우 체코(현대차)와 슬로바키아(기아차)에 현지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기 때문에 2년 유예기간 뒤 영국 수출물량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현재 한국차는 EU와의 FTA로 영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영국에서 전년 대비 7%가량 증가한 7만8000대를 팔았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량 40만2천대의 약 20% 수준이다.

이에 반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는 영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어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

다만 영국을 제외한 유럽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영국의 EU 탈퇴가 한국차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영국에 생산기지가 있는 일본차들은 향후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에 수출할 때 오히려 관세를 부담해야 해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생산기지가 있는 현대기아차는 영국 외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일본차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 연합뉴스


만일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는 FTA를 포함한 영국 및 EU와의 경제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EU FTA의 재협상 시 보상문제를 비롯해 원산지 누적의 허용 여부, 한-영 FTA 협상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브렉시트 국민 투표 개표 현황 결과 브렉시트 탈퇴 쪽으로 기울어지면 상품 및 서비스 교역, 투자, 금융 및 기타 서비스산업, 환율, 경제성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영국과 EU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다.

영국·EU 관계에서 상품무역의 위축, 원산지 충족 어려움, 서비스 시장통합의 지체, 서비스 공급자로서 영국의 지위 축소, 투자 위축, 환율의 안정성 감소, 경제성장 약화 등의 영향도 예상된다.

EFTA 회원국들의 사례로 비추어 볼 때,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예산기여, 이민정책, EU 규제, 소비자 가격, 연구개발 등에서 당초에 탈퇴 후 예상되는 비교우위의 증대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렉시트 국민 투표 개표 현황 결과 찬성이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 유럽 및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영국과 EU를 제외한 세계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과 EU 간 경제관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설정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브렉시트는 양측 경제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 영국이 EU를 탈퇴해도 2년의 유예기간이 있어서 당장 관세율이 변하지 않는다"며 "그 사이에 정부가 영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관세 부담 없이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걱정하는 것은 영국의 EU 탈퇴로 국제금융시장이 위축되는 것"이라며 "자금이 달러나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외국계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생길 경우 환율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 당장 탈퇴가 아니라 하더라도 영국이 또다시 언제 브렉시트 카드를 들고 나올지 몰라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재계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기업활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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