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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불똥 튄 SC제일은행 "괜찮습니다, 걱정마세요"

2016-06-27 14:59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복잡한 경제문제는 잘 모르지만 주가랑 환율이 이렇게 널뛰는 걸 보면 아무래도 걱정이 되죠. 본사가 영국이라는 게 찜찜하기도 하고요. 마침 자주 다니는 백화점에 지점이 생겼다고 해서 확인도 할 겸 들러봤는데 아무 영향 없다고 해서 안심했어요."

서울 신사동에 거주하는 주부 오모씨(57)는 특별히 처리할 업무가 없는데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최근 입점한 SC제일은행 창구에 들렀다.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서 SC제일은행 고객들이 혹시 불이익을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영업점 쪽에선 '본사가 영국에 있을 뿐 유럽에서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아 브렉시트 여파는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신세계강남점에 입점한 SC제일은행 지점 모습



브렉시트(Brexit) 불똥이 엉뚱하게 SC제일은행으로 튀었다. SC제일은행의 본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본점이 영국에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 각 영업점과 홍보팀에 브렉시트 여파를 우려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SC제일은행 측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단, 신용평가기관들은 브렉시트와 별도로 SC은행의 수익성에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면서 경제지표가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틀째 브렉시트 충격에 1900대 초반까지 지수가 밀려버린 상황이다. 

브렉시트 직전까지만 해도 680대를 오가던 코스닥 지수 또한 급락하며 현재 640 전후를 오가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가속화 되면서 금값은 사상 최초로 그램당 5만 원 선에 진입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 거의 모든 경제지표를 삼켜버린 형국이다.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였지만 'SC제일은행 본사가 영국에 있다'는 사실이 SNS 등을 통해 유통되면서 일종의 '음모론'이 싹을 틔웠다. 뱅크런이나 은행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든 것. 그러나 SC제일은행 측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일각의 우려는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 SC은행의 정식 명칭을 'SC제일은행'으로 바꾸며 '영국물'을 빼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종복 은행장은 지난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해 직접 여론 진화에 나섰다.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영업은 주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골자였다.

또한 박 은행장은 "주요 비즈니스는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등에서 이뤄진다"며 "달러 조달 역시 런던뿐만 아니라 뉴욕 등 글로벌하게 이뤄지는 만큼 브렉시트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부연했다.

SC제일은행 한 관계자 또한 박 은행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완하면서 "일각에서 SC제일은행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지점 입장에서 본사의 입장을 예단할 순 없겠지만, 영국이 영업의 주 무대가 아닌 만큼 다른 은행이 하고 있는 것보다 큰 우려를 갖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영국에서 소매은행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 최대 주주는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홀딩스(Temasek Holdings)이며 대다수의 지점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있다. 

다만 브렉시트를 논외로 하더라도 SC은행의 수익성에 우려할 만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기업평가 김정현 연구원은 "최근 인력 재배치를 통해 비용효율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외국계은행 현지법인이 부담하는 용역수수료‧브랜드 사용료 등 그룹관련 비용이 매년 영업순수익의 5~10%에 달하고 있어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기평은 작년 12월 31일자로 SC은행의 기업신용등급(ICR)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SC제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1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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