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머리 숙여 국민에게 사과했다. 제1야당과 2야당의 대표가 총선 이후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몸을 낮춘 것은 이례적이다. 4.13 총선에서 제1당으로 부상한 더민주는 그동안 기고만장했다. 내년 대선은 따놓은 당상이라며, 의기양양했다.
일각에선 정권을 잡을 경우 누구는 어디로 보내고, 누구는 입각시키고, 이런 전리품 논의가 무성했다고 한다.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민생과 경제는 팽개쳤다. 오로지 정치공세만 벌였다. 세월호특조위를 연장하는 것에 매달렸다. 전경련 지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어버이연합에 대해서도 국회청문회를 강행하겠다고 했다.
5.18광주민주화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지정곡으로 지정하고, 모두가 제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사 및 작곡자가 친북과 연계돼 있다는 보수세력들의 주장은 애써 무시했다.
김종인 대표와 우상호 대표 모두 대화와 타협 협치를 강조했다. 행동은 정반대다. 정치공세, 선전선동으로 국민들을 불안케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안철수 대표가 호남의 대선주자로 간택됐다는 자부심에 마음은 내년 대선으로 달려가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머리 숙여 국민에게 사과했다. 두 야당 대표는 사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서영교 의원의 가족 채용과 갑질,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에 출당·당적 박탈 등 읍참마속의 조치로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보여줘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최근 불미스런 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더민주는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의 갑질과 국민혈세 빼먹기, 의원의 가족기업화 등에서 최악의 사례로 꼽혔다. 딸을 인턴사원을 채용해서 지탄을 받았다. 친동생과 오빠등을 의원실 감투를 줬다. 남편은 법무부 국감 후 가진 회식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서 의원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그는 운동권 출신답게 의정활동을 하면서 억압받고 고통받는 을들의 보호에 주력했다. 더민주내 을지로위원회멤버로 활약했다. 갑질을 한다는 대기업을 찾아가 호통쳤다. 국회에서도 대기업 경영진들을 불러다 면박을 줬다.
방석호 아리랑TV 전 사장의 법인카드 비리의혹에 대해선 '가증스럽다'고 비판했다. 운동권 출신의 서 의원은 정의를 독점했다. 정작 그 자신은 정의에 반하는 행태를 보였다. 의원실을 가족기업처럼 운영했다. 가족들을 의원실 관련 각종 감투를 주거나 채용해 국민혈세를 타갔다. 정부인사 등의 비리의혹이나 인사문제가 불거졌을 땐 호통을 쳤다. 정작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한 셈이다. 남의 눈의 티끌만 갖고 타박하고, 면박을 줬다.
국민의당 불법 리베이트 관련자들도 마찬가지다. 안철수 대표는 패거리 및 구태정치 청산, 상식의 정치, 공정경쟁, 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국회 개혁등을 제창했다. 국민의당의 현상은 이와 반대다.
김수민 비례대표 의원의 불법리베이트 의혹이 국민의당을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총선과정에서 광고용역대금을 하도급업체로 하여금 내도록 했다. 가짜 영수증까지 발급해 국고를 빼먹으려 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당 사무처 핵심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박선숙 사무총장이 어제 수사를 받았다. 왕주현 사무부총장도 어제 구속됐다. 김수민 의원의 신병도 주목된다.
김종인 대표와 안철수 대표는 엄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 간단한 말로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는 것으로 넘어가는 것은 곤란하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읍참마속을 해야 한다. 연루자들에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출당 조치해야 한다. 당적도 박탈해야 한다.
두 야당이 이번 스캔들에서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제재를 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다.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을 열 수도 있다. 이를 계기로 과감한 국회 특권 내려놓기를 마련해야 한다.
과도한 특혜를 받는 의원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어제 서영교 의원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특권 개혁문제에 시동을 걸겠다고 했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국민들은 의원기득권 내려놓기를 어느 정당이 주도하는 지 주시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개혁안을 내놓은 정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것이다. 기득권을 과감하게 포기한 정당에겐 미래가 있다.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당에게 후한 점수를 줄 것이다.
지금은 브렉시트로 전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조선 해운 등 부실업종의 구조조정도 발등의 불이다.
경제고수로 평가받는 김종인 대표와 기업경험이 풍부한 안철수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들의 먹거리와 일자리에 전력투구하기 바란다. 김정은의 핵도발도 심각한 안보위협 사안이다. 두 야당 대표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협치의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정치공세, 정치선동보다는 국민과 국가를 위한 민생정치에 본격 나서기 바란다.
김수민 스캔들과 서영교 의원 갑질사건은 두 야당의 갈 길이 무엇인지 확연하게 보여준 사례다. 과감한 개혁 및 자정조치로 국민들의 불만을 달래줘야 한다.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게도 구럭도 다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