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흉악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양형 기준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법 감정과 거의 5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질타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진강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생후 53일 된 자기 딸을 스테인리스 찜 소태에 넣어서 익사시킨 인면수심의 엄마가 법원 항소심에서 징역 몇 년 정도 받았을 것 같은가"라고 이진강 양형위원장과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에게 연달아 질문했다.
두 사람은 각각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봐야겠다", "개인적으로 양형을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30일 오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대법원 관계자들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 의원은 "이런 사건을 갖고 일반 시민들 10명에게 물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나. 저는 몇번 그래 본 적이 있다"며 "제 경험에 의하면 10명 중 5명 정도는 사형, 3~4명은 무기, (징역) 10년 밑으로 내려오는 사람은 한명 있을까 말까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이 사건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가 됐다"며 "이 사건 뿐만이 아니라, 2살 된 자기 애를 한강에 내던져 익사시킨 엄마도 최근 징역 4년이다. 전부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법 감정과는 거의 5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렇게 된 건 너무 아니다. 법관들이 재판을 하다보면 살인범 중에 안 불쌍한 사람이 어딨나. 이러다 보니 살인사건에 (징역) 5년, 4년, 그 밑으로 내려가는 것도 봤다"며 "이건 너무 심각하다는 말씀 드린다. 양형위에서 하실 때 잘 참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잘 참고하겠다"며 "다시 양형기준을 수정하거나 작업할 때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 의원이 언급한 '53일 아기' 사건은 지난해 9월 말 서울 거주 40대 여성이 남편과 양육 문제로 다툰 뒤, 생후 53일 된 자신의 딸을 물을 받은 찜통에 빠뜨려 숨지게 한 사건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남부지법은 1심에서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했고 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감안했다"며 징역 7년과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항소심 관련 보도는 나와 있지 않으나, 김 의원에 따르면 징역 7년이 5년으로 감형된 것으로 보인다.
'2살 아이' 사건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5년 6월 당시 20대 여성이 서울 원효대교에서 자신의 2살 아들을 한강에 던져 숨지게 하고, 생후 4개월 딸마저 던지려다가 행인에게 저지당한 사건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판 관련 보도는 나와 있지 않으나, 김 의원에 따르면 항소심에 이르러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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