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당신은 부자입니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상황 속에서 주머니마저 가벼워지고 있는 이 때, 누구라도 부자의 꿈을 꾼다. 일확천금을 노린 로또 부자에서부터 티끌모아 태산인 예적금 부자, 부동산으로 얻은 시세차익 부자, 대대로 가문 부자 등 다양한 부자 루트가 있다.
개미처럼 부지런히 돈을 모은다고 하지만 쉽사리 부자가 되긴 하늘의 별따기다. 한국 부자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했을지 늘 관심이다.
6일 KB경영연구소의 '2016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보유 자산이 변화하고 있다. 부자의 서민의 차이는 부동산 자산의 변동이다. 국내 가계의 평균 자산 구성은 부동산자산 비중이 68.2%, 금융자산 비중은 26.5%인 반면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51.4%), 금융자산(43.6%)의 비중은 거의 절반에 이른다./미디어펜 자료
한국 부자의 보유 자산이 변화하고 있다. 부자의 서민의 차이는 부동산 자산의 변동이다. 국내 가계의 평균 자산 구성은 부동산자산 비중이 68.2%, 금융자산 비중은 26.5%인 반면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51.4%), 금융자산(43.6%)의 비중은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일반 서민들의 자산증식 방법이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 부자들은 금융자산 비중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과거에 비해 낮아진 부동산 투자 수익률, 보험·연금 등 장기 금융자산의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부자들은 금융자산에 미리 손을 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6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부자 수는 21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5.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자산 20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자산가'의 높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한국 부자 수와 금융자산은 각각 2011년 14만2000명, 318조원에서 2015년 21만1000명, 476조원으로 연평균 10%씩 증가했다.
부자들의 현재 자산을 축적한 가장 주된 방법은 사업체 운영(38.8%)이다. 부모의 증여·상속(26.3%), 부동산 투자(21.0%) 등이 뒤 따른다.
지난 2011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사업체 운영'과 '부모의 증여·상속'에 의한 현재 자산 형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에 의한 자산 축적은 2011년 45.8%에서 2016년 21.0%로 절반 가량 줄었다.
이는 과거보다 부동산 투자를 통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사업체 운영과 확대 등을 통한 부의 축적이 활발해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총자산 규모가 증가할수록 자산 축적의 가장 주된(1순위) 방법으로 '부모의 증여·상속'인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자산 100억원 미만 부자의 경우, 현재 자산 형성의 가장 주된 수단이 '사업체 운영'인 반면 총자산 100억원 이상 부자는 '부모의 증여·상속'이 현재 자산 형성에 가장 큰 영
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자산이 많을수록 자녀 세대로의 부(富)이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는 이유는 경제상황과 관련돼 있다. 앞으로 국내 부동산 경기와 관련해서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 인식보다 다소 높아졌다.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60.3%의 응답자가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인식했지만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한 비율(21.0%)이 좋아질 것이란 비율(18.8%)보다 높았다. 다만,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투자성향은 높다.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 중에는 현금과 예적금이 41.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투자·저축성 보험(18.5%), 주식(17.2%), 펀드(11.9%) 순으로 나타났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예적금 비중이 감소하는 대신 신탁·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투자 비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적금과 같은 안전 금융자산에 일정 금액을 투자한 후 나머지 여유 자금은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금융자산에 투자한 행태로 이해된다.
한국 부자들의 71.3%가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보유율이 47.3%로 가장 높다. 이어 국내혼합형 37.8%, 해외주식형 29.8%, 해외혼합형 14.5% 순이다. 작년에 비해 펀드 보유율 자체는 낮아졌지만 전반적으로 채권형보다 주식형, 해외형보다 국내형 선호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게 높아졌다.
부자들의 금융자산에 대한 연평균 기대 수익률은 7.6인 반면 실제 수익률은 4.2% 수준이다. 주식, 신탁·ELS, 보험 등의 실제 수익률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한국 부자의 투자성향은 기본적으로 안정적 투자를 추구하는 성향(안전형+안전추구형)이 52.1%로 위험을 감수하며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성향(공격투자형+적극투자형) 12.3% 대비 크게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년과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의 위험과 그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위험중립형 성향이 35.8%로 2014년 조사보다 크게 증가한 모습을 유지했다.
위험중립형 투자성향의 강세는 저금리, 저성장 환경의 고착화와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라는 이중고 속에서 적정 위험을 부담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려는 '중위험·중수익'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