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계를 위해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원함은 물론 하청업체 생계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계를 위해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가 10조가 넘는 규모의 자구계획을 세우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해 관련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먼저 고용노동부는 소액체당금 제도를 통해 조선업종 지원에 나섰다. 고용부는 지난해 하반기 536명, 올해 상반기 1104명 등 총 1640명 근로자에게 40억원의 체불임금을 지급했다. 주로 하청업체 직원들의 비중이 높았다.
소액체당금 제도는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가 사업주에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확정판결 등을 받으면, 정부가 최대 300만원의 체불임금을 우선 지급하는 제도다.
6개월 이상 영업한 기업에서 퇴직해야 지원 자격이 갖춰진다. 기존에는 기업이 도산한 경우에만 체당금을 지급했지만 지난해 7월부터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이 도산하지 않아도 지급한다.
또한 정부는 지난달 고용부 장관 주재로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은 대규모 해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업종을 정부가 지정해 사업주와 근로자를 다양하게 지원하는 제도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내년까지 최대 6만여명의 조선업 관련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조선업체, 사내협력업체, 기자재업체 등 7800여개 업체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1년간 7500억원 규모로 고용유지지원금, 재취업훈련비, 체불임금 지원 등 각종 지원책이 마련된다.
다만 구조조정 반대 의견을 밝히며 파업 카드를 꺼낸 대형3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2차 지원대상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 예고하며 노사가 자구노력에 집중한다면 3사를 포함시킬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정부는 울산, 거제, 영암, 진해 등에 ‘조선업 희망센터’를 설치해 재취업도 지원한다. 지역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고용부 장관 주재로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단 구조조정 반대 의견을 밝히며 파업 카드를 꺼낸 대형3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진=데우조선해양 노조
중소기업청도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와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이달부터 10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시행한다. 지원대상은 구조조정 대상 조선사의 1차 협력기업과 조선사 소재 지역(부산·울산·경남·전남지역 중 구조조정 조선기업이 있는 11개 기초자치단체)내 소기업·소상공인이다.
협력기업은 최고 2억원, 소기업·소상공인은 최고 5000만원을 최대 5년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금리는 거치기간과 상환방식에 따라 연 2.7∼2.9%, 보증비율은 100%다.
중기청은 기존에 받은 보증 기한이 올해 끝나는 조선업 협력업체와 소상공인의 경우 원금상환 없이 기한을 연장할 방침이다. 대출금·이자 상환을 연체해 보증사고가 발생한 조선업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채권보전 조치를 올해 말까지 유보한다.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을 위해 국적 선사 발주 확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일 ‘해운·조선 상생 협력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상생 협의체 구성 추진에 나섰다.
회의에는 해수부, 산업부, 금융위원회와 선주협회,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수출입은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산업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석탄, 가스 등 주요 원자재 수송 시 국적 선사 이용 비중을 확대해 선박을 신규로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정부는 제2차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협의체 논의 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업급여를 연장해 지급하는 특별연장급여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이 빠져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지속적으로 조선업종에 관심을 두고 대책마련에 나선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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