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브라질 리우올림픽이 2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행권의 마케팅 전략도 윤곽을 드러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을 위시한 금융회사들은 선수들에 대한 전폭적 지원과 함께 올림픽에 특화된 상품을 출시했다. 은행권 수익성 악화로 스포츠 마케팅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은행들은 이번 올림픽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이 22일 앞으로 다가와 은행들이 준비에 나섰다. 우선 KB금융(회장 윤종규)은 '스포츠마케팅 명가' 이미지를 다시 한 번 환기하며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도 힘을 불어넣고 있다.
KB금융의 후원을 받고 있는 선수들. 왼쪽부터 손연재, 박인비, 유연성, 이용대 선수. /KB금융
KB금융이 후원하는 선수 중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골프 박인비, 리듬체조 손연재,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유연성 등이다.
지난 달 10일 박인비 선수는 LPGA 명예의 전당에 최연소로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왼손 엄지 손가락 부상으로 이번 올림픽에는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본인의 의지가 워낙 명확해 결국 출전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2013년부터 KB금융의 후원을 받고 있는 박 선수는 KB금융과 손을 잡은 뒤 성적이 급상승한 케이스"라고 자부하면서 "박인비의 올림픽 출전은 국가대표팀 전체의 사기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밖에 올해 1월부터 KB금융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올해 출전한 6개 월드컵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면서 아시아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가능성을 높인 손연재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의 성적에 따라 후원사인 KB금융도 큰 홍보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회장 김정태) 또한 골프선수 후원에 일가견이 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박세리 선수를 지원하기도 했다. 박세리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 여자골프대표팀 '감독' 자격으로 출국한다. 하나금융은 박인비 선수 등이 좋은 성과를 거둘 경우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어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사실 하나금융은 예전부터 '축구 마케팅'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올림픽의 경우에는 공식 후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CF 제작 등 공격적인 홍보는 힘들지만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 경기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해 '후방지원'에 나섰다.
지난 달 14일 출시된 '오! 필승코리아 적금‧정기예금 2016'의 경우 내달 2일까지 가입자에 한해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의 최종 성적에 따라 8강 진출 시 0.1%P, 4강 진출 시 0.2%P, 결승 진출 시 0.3%P의 우대금리가 추가 제공된다.
한편 은행권의 이번 '올림픽 마케팅'은 평소에 비해 상당히 조용하다는 평가도 있다. 대중들의 관심이 다소 덜한 종목에 대한 후원으로 호평을 받았던 기업은행이나 우리은행의 올림픽 마케팅 전략은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은행장이나 금융지주회사 수장들이 태릉선수촌을 연이어 방문했던 2012년의 풍경과 대비되는 점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를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최근 특판예금이 사라진 것으로도 알 수 있듯 은행들이 '영업외 마케팅'을 하기에 운신의 폭이 너무 좁아졌다"면서 "리우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다소 시들한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반면 본격적으로 올림픽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2006년과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의 사례를 보면 대회가 끝난 뒤부터 오히려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얼마든지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