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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황 총리 계란세례' 사건 경찰수사 착수…계란도 도구?

2016-07-16 15:56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주민 설명회를 위해 경북 성주를 찾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일부 주민이 계란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한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가 전개됐다.

황교안 총리는 전날(15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성주를 찾아 사드 배치 및 지역선정 이유 등을 설명하려 했지만 주민들이 계란과 물병을 투척하고 차량을 포위하는 일까지 벌어져 6시간30분여간 발이 묶였다.

정부의 소통 문제 지적이라는 명분과 별개로 이는 '도구를 사용한 폭력'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여서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주민 설명회를 위해 경북 성주를 찾은 황교안 국무총리(오른쪽)에게 일부 주민이 계란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한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가 전개됐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 뿐만이 아니라 국무총리나 전직 대통령, 대선 후보 등을 대상으로 달걀 등을 투척한 이들이 사법처리된 전례도 있다.

김영삼 정부 당시 정원식 총리는 총리 취임을 앞둔 1991년 6월 한국외대에서 교육학 특강 마지막 강의를 하다 학생들이 던진 밀가루와 달걀에 맞았다.

문교부 장관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학생운동 등에 강력 대응했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총리가 밀가루를 뒤집어쓴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과격한 학생운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사건에 가담한 한국외대생들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학생만 15명이었고, 최소 20명이 검거돼 이 중 18명이 구속 기소됐다.

이들 중 정원택 당시 총학생회장 등 10명이 1심에서 징역 2년~3년6개월의 실형을, 8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999년 6월에는 일본을 방문하려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미교포 박의정씨가 던진 달걀에 맞았다.

박씨는 붉은색 페인트를 달걀에 주입한 뒤 김 전 대통령에게 던졌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나라를 망친 사람을 응징했다"고 주장했다.

박씨 역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번 성주 폭력사태와 관련 전담 수사반을 편성해 관련자 색출에 나섰다.

단순폭행인지, 여러 사람이 달걀과 물병을 사용했는지 등에 따라 적용 법규와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물병과 달걀이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되거나, 여러 사람이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형법상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다만 황 총리와 한 장관이 탑승한 차량 이동을 저지한 행위에 감금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두 사람이 외부와 연락하는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차량 이동을 막은 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은 있다.

경찰 관계자는 16일 "달걀과 물병이 위험한 물품인지, 행위자가 정확히 누구인지 등을 채증 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어떤 법 조항을 적용할지 등은 수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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