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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성주군민 향해 꾸짖는 큰언론은 왜 없나?

2016-07-17 08:32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조우석 주필

 조중동, 정부비판 접고, 지역이기주의 질타를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 국면이라는 걸 또 한 번 절감해야 했던 순간이었다. 헌법기관인 국무총리가 국방장관과 함께 지역민들의 물리적 압박과 포위에 밀려 6시간 반 동안 갇혀야 했던 15일‘성주 감금사건’을 보며 드는 판단이다.

대통령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총리는 국정의 콘트롤타워였는데, 결과적으로 ‘정부 있는 무정부 상태’를 노출하고야 말았다. 막가는 성주군민들이 자체 동원한 트렉터로 총리 일행을 막고 계란을 투척하는 혼란스러운 현장에는 여중고생까지 참여해 악 쓰는 모습을 우리는 TV를 통해 지켜봤다. 폭동에 가까운 과격시위가 벌어지던 그 시각 대한민국은 정상 국가가 아니었다. 

좌익언론의 장난 못지않게 조중동 바보짓이 문제

놀라운 건 이렇게 막가는 성주군민을 향해 왜 단호하게 꾸짖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가 하는 점이다. 용기있는 사회원로, 책임있는 지식인 그룹이 없다는 현상이 안타깝지만, 무너져 내리는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대변해줄 언론 또한 지금 이 땅에 없다.
 
공무 집행중인 총리, 장관을 포함한 경찰관을 폭력으로 공격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법질서에 대한 공격이자 범법행위인데도, 그 점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취약한 공권력을 지원해주는 바른 신문, 바른 방송은 그때도 지금도 없다. 이 나라의 수많은 매체들이 더 이상 공적 책무를 다하는 언론이 못 된다는 얘기다.
 
자세히 살피면 더욱 실망이다. 괜히 요란하지만 중심을 못 잡는 지상파와 종편이 문제이고, 준동하는 좌익언론 못지않게 바보짓을 반복하는 메이저언론 조중동이 더 큰  문제다. 상식이지만 사드 배치는 외교와 안보, 국내 정치가 맞물린 중차대한 현안이 아니던가? 저들은 이걸 입체적으로 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놀랍도록 닮은꼴이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그런 사안은 주변국과 국민에 대한 설득을 병행해야 하는 사안인데도 이와 관련해 이 땅의 언론이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지부터가 의문이다. 저들이 아는 건 권력감시-자본감시라고 하는 저차원의 언론윤리 뿐이다. 젊은 기자들 대다수도 좌편향된 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원 소속이라는 걸 당연시 하는 맹목에 사로 잡혀 있으니 상황은 더욱 답답하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사드배치지로 결정된 성주에서 군민들에 의해 물과 계란세례를 당했다. 성주군청에서 6시간동안 감금되는 초유의 사태다. 사진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민들에게 막히자 미니버스를 빠져나와 경호관들의 보호를 받으며 승용차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에 맞서 각을 세우는 게 좋은 언론? 

그래서 저들은 괜히 현정부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번 사드 배치는 통진당 해산, 개성공단 폐쇄에서 전교조 법외 노조화 결정, 한일 위안부 문제 타결에 이르는 박근혜 정부의 굵직한 치적으로 봐야 하는데도 조중동은 사뭇 비판적이고 각을 세우려 든다. 
 
총리 감금 사태 직후 중앙일보 사설은 제목이 이랬다. "정부는 왜 총리가 물병세례 받았는지를 돌아봐야"(7월16일). 어이없다. 이번 사안에 정부 탓부터 하는 게 정말 가당키나 한가? 그 전날 동아일보 사설도 대국을 보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사드 후폭풍 대책없는 청외교안보팀, 위기극복 능력 있나"(7월15일)
 
논조만 문제있는 게 아니다. 사실보도 방식도 유감천만인데, 폭력시위를 주도하는 성주군민을 나무라는 태도는 없고, 기계적 중립을 우선한다. 일테면 성주 감금사건 그 다음 날 조선일보 보도기사의 제목은 이렇게 맥 빠졌다. "6시간 반… 총리. 성주에 갇히다". 그 뒤의 3면 제목도 중계방송에 다름 아니었다. "트랙터에 봉쇄당한 총리…경찰이 최루액 뿌리며 퇴로 열자 탈출".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 누가 문제있다는 게 은폐돼 있으니 상황은 모호한 채로 남아있고, 혼란만 증폭될 뿐이다. 이 따위 보도 태도에서 정작 대한민국 차원의 국익은 실종되기 마련이다. 반복되는 건 소모적 논쟁이다. 그렇다. 언론문제는 북핵에 대응하는 국방의 핵심인 사드 문제를 정쟁(政爭)으로 끌고 가는 야당들과 함께 정말 골치 아픈 환경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이런 열악한 환경을 너무 쉽게, 안일하게 대처해왔다. 특히 선동질을 앞장서서 하고 있는 다음카카오-네이버 등을 방치해온 게 안타깝고, 그래서 지금도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언론만 정신 차리고 도와주면 사드 배치는 잘 풀릴 수도 있는데도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꼴불견 성주군수 김항곤를 왜 띄워주나?

생각해보라. "사드 결사 반대"라고 쓴 붉은색 머리띠를 두른 성주군수 김항곤(65)이 반대 시위에 앞장 서면서 혈서까지 쓰는 꼴불견을 향해 언론이 엄중한 꾸지람을 보내면 된다. "도 넘은 폭력시위는 무책임…당신들이 이성을 되찾아야" 같은 목소리가 책임있는 매체를 통해 반복해 나온다면, 저들의 떼법질은 짧은 시간에 동력을 잃을 것이다.
 
그러기는커녕 투박한 외모에 용렬하기 짝이 없는 행태를 반복하는 함량미달의 그 군수를 무슨 투사인양 보도하며, 논리없는 목소리를 괜히 증폭시켜온 게 아닌가를 조중동은 차제에 반성해야 한다. 더구나 군수 김항곤의 경우 엄연히 새누리당 소속이다. 
 
언론 보도대로라면 경위 특채로 성주 경찰서장을 역임하고 2010년 민선 성주군수로 당선돼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책임있는 공무원 출신이면서도 이런 폭력적 망동을 지휘하고 있다는 게 더욱 당혹스러울 뿐이다. 결정적으로 그가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는커녕 사드 레이더에 유해성이 없다는 국방부 발표를 무시하고, 주민들과 행동을 함께 하는 것은 심하게 실망스럽다.
 
그는 입으론 외부 시위꾼의 개입을 거부한다고 했지만, 실제론 평통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강성 좌파단체와 엮어 돌아가고 있는데, 이 대목도 비판의 대상이어야 한다. 희한하게도 이걸 짚어내려는 언론은 없다. 이  총체적 위기 국면에서 진실된 대응만이 답이다. 답은 하나다. 정부는 선동에 굴하지 말아야 하며 사드에 관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리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언론환경 정비가 중요하지만, 우선은 국민과 함께 하는 태도가 필수임을 일깨워야 한다. /조우석 주필 

[조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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