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부회장 박진수)이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우주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올렸다.
LG화학은 최근 NASA의 우주 탐사용 우주복에 리튬이온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NASA 우주복용 배터리 일러스트. / LG화학 제공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NASA에 신규 개발된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며, NASA는 해당 배터리를 우주복에 전원을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
LG화학이 NASA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LG화학의 차별화된 소형 전지 기술력이 접목돼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안전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항공·우주 및 군사용으로 사용되는 은아연(Silver-Zinc) 배터리보다 수명은 약 5배 길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NASA는 최근 은아연 배터리의 높은 가격, 짧은 수명 등을 고려해 리튬이온배터리로의 교체 필요성을 인식하고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샘플을 대상으로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우주복에는 우주 비행사의 생명 보존을 위한 산소 공급 장비, 통신장비, 방사능 측정기 등 다양한 기능이 구비돼 있다. LG화학의 배터리가 이러한 최첨단 장비의 심장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는 회사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안전에서만큼은 매우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알려진 NASA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내부단락유발장치(ISC Device)를 통해 배터리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LG화학의 배터리가 일본과 국내 다수 업체의 샘플들 중에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NASA 측은 밝혔다.
내부단락유발장치는 배터리 내부단락에 의한 열 폭주 시 셀의 움직임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위해 NASA에서 설계한 실험 장치다.
LG화학은 NASA가 요구하는 엄격한 조건의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SRS(안전성강화분리막) 기술 등을 적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우주비행사 사진. / NASA 제공
SRS 기술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을 코팅해 열적, 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단락을 방지하는 기술로써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기술이다.
NASA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LG화학의 배터리가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 장수명 등의 우수한 성능을 구현해 NASA의 우주복에 가장 적합한 배터리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이웅범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항공·우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는 NASA의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향후 NASA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다양한 항공·우주 기기에 LG화학 배터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급계약으로 LG화학은 전기차, 전기선박, 드론까지의 육·해·공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것은 물론 우주 시장까지 선도하게 됐다.
현재 LG화학은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르노, 볼보, 아우디 등과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제일기차, 체리기차 등 20여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노르웨이 조선사인 아이데스빅(Eidesvik)의 세계 최초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며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전기선박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주요 드론 업체들의 플래그십 모델에도 고출력 구현 및 안전성이 뛰어난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은 올해 90.3GWh 규모에서 2020년 169.3GWh (320km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기준 280만대) 규모로 연평균 약 17%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