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브렉시트, 미 통화정책 변화 등 대외적인 영향과 조선·해양 구조조정에 따른 신용 리스크 등 내우외환을 극복한 성적표여서 유의미한 수치다.
특히 올해 말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터라 민영화에 대한 열망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19일 우리은행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3070억원,상반기 누적 750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19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당기순익은 3070억원, 상반기 누적 7503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당기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45.2%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35.8% 증가한 2분기 손익 또한 인력효율화를 위한 명예퇴직 비용(920억원)을 감안할 경우 두 분기 연속 분기당 약 4000억원 수준의 순익을 시현한 것.
이는 수익을 기반으로 한 성장과 함께 건전성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된 영향이다.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적정수준 (1.6%)의 대출성장과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통해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13억원 증가하는 등 견고한 이익창출 능력을 보였다.
특히, 건전성 부문에서 뒷문잠그기를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고정이하여신비율 1.06%, 연체율 0.57%를 기록함으로써 전년말 대비 각각 0.09%p, 0.25%p 개선되어, 경쟁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또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NPL 커버리지 비율)은 전년말 대비 큰 폭 (18.5%p) 상승한 140.0%로 향후 기업구조조정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시장의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기반을 견고히 하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이광구 은행장 취임 이후 달라진 우리은행의 획기적인 펀더멘털 개선에 기인한 것"이라며 "완화된 MOU 제도하에서 하반기에도 기업가치를 높여 저평가된 우리은행의 가치와 주가를 제대로 평가받아 성공적인 민영화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개별기준으로 산출한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807억원이며, 계열사별 2016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우리카드 609억원, 우리종합금융 114억원 등을 실현했다.
우리은행의 호실적은 우리은행 매각 가능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은행권은 올해 조선·해양·건설 등 구조조정 여파에 대손충당금 쇼크를 당하며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선제적으로 지독하리만큼 건전성 관리에 전력투구를 함으로써 대손충당금 손실을 최소화했다.
우리은행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대외변동성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이주식시장을 흔들면서 주가하락에 고민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영향일 뿐 우리은행 주가는 이날 14시 현재 1만100원까지 오르면서 한결 고민을 덜었다.
더불어 우리은행 노조의 우리사주 매입, 해외IR 성과, 금융당국의 매각 방식도 우리은행 매각에 물꼬를 터트렸다.
물론 우리은행 IR에 관심이 가졌던 해외투자자들의 히든카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유력 투자자의 투자의지가 분명 있는 것으로 금융권에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얼마나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얼마나 높은 호가를 부를지에 따라 우리은행 민영화의 성공의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력 투자자의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윤곽이 드러난다면 우리은행과 금융당국이 매각 방향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은 51.06%(3억451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 매각방식을 과점주주방식으로 해 지분을 4~10%씩 나눠 파는 쪽으로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할부 매각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영근 상태다.
우리은행 민영화가 4수를 극복하고 올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