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무례한 외교행태를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한국과 한국민에 대해 노골적 내정간섭적 발언을 토로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 모두에서 통상하는 우호적 발언도 거두절미한채 윤병세 외교부장관을 압박했다 거친 언사로 한국외교팀을 당혹케 했다.
왕이부장이 윤장관을 몰아세우는 것은 한국을 과거 19세기전 조공국으로 하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못 불쾌하다.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발전해가는 양국간의 수평적 외교관계를 무시하려 한다. 신형대국이 한국을 공개적으로 협박하려는 인상을 준다.
왕이 부장이 24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거친 말로 윤장관을 밀어부친 것은 외교적 결례에 해당한다. 중국이 아무리 대국굴기요,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했다고 해도 한국을 무시하는 외교적 무례함은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외교장관회담은 기자들이 참석하는 모두에선 우호를 증진하는 외교적 언사들이 오고 간다. 왕부장은 외교적 관행을 깨뜨렸다. 다짜고짜 윤장관에 대해 사드배치로 양국신뢰를 훼손시켰다고 공격했다.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윤병세 외교부장관에게 노골적인 사드철회 압력을 가했다. 양국기자들이 대거 입장한 회담 모두에서 근육질외교의 민낯을 보여줬다. /YTN화면 캡처
중국측은 공개장면에서 한국기자들을 취대한 입장시켰다.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다. 왕이가 윤장관을 거세게 압박하는 장면을 노출시켜 한국내 사드갈등을 부추기려는 속셈이 드러났다. 사드로 인한 남남갈등을 최대한 증폭시키려는 의도였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은 비공개회담에서 해야 맞다. 기자들이 대규모 입장해서 취재중인 공개행사에서 사실상 사드철회를 촉구하는 압박발언을 한 것은 중국의 완력외교, 대국굴기외교의 민낯을 보여줄 뿐이다.
한국은 이제 중국말을 고분고분하게 들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과 같다.
주한중국 대사도 지난 2월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의 비공개회담에서 무례한 발언을 했다. 사드배치를 강행하면 한중관계는 한순간에 파탄난다고 경고했다. 내정간섭이란 비판이 거셌다.
왕이부장의 거친 언사는 유명하다. 외모는 영국신사 빰친다. 성격은 급하다. 버럭부장으로 소문나 있다. 지난 6월초 캐나다에서 중-캐나다 외무장관 회담 기자회견장에서 중국의 인권문제를 질문한 여기자에 대해 무례하다며 불같은 성질을 냈다. 외교수장으로선 감정조절을 못하는 스타일이다.
중화주의와 대국굴기의 완력외교를 직선적으로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사드는 주권에 해당한다. 북한 김정은 독재자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방어무기다. 자위적 조치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하려 하고 있다. 박근혜대통령도 최근 사드외에 북한의 미사일을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대안이 있으면 제시해달라고 호소했다.
중국은 사드가 결코 중국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배치지역도 경북 성주로 결정했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배려했다.사드는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위한 방어적 무기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국 왕이부장은 사드배치가 왜 필요했는지에 대해 역지사지를 해야 한다.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을 갈수록 고도화하고, 위협도 증가시키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을 억제했다면 김정은의 도발이 지금처럼 기승을 부리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한다면 북한의 무모한 도발도 억제될 것이다.
왕이는 주권사항에 속하는 사드배치에 대해 더 이상 무례한 발언은 삼가야 한다. 중국이 대한민국 국민과 재산을 보호하지는 않는다. 북한의 공격시 우리 스스로 자위적 수단을 구비해야 한다. 오히려 왕이부장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도발을 중단시켜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
중국은 지금도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후에도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대에선 교역과 물자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북한이 최근 전투기와 잠수함훈련을 급증시키는 데는 중국으로부터 항공유 수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느슨하게 대북제재를 하는 한 김정은의 핵 미사일도발은 지속될 것이다. 왕이부장이 버럭 화를 낼 대상은 윤병세 장관이 아니다. 북한 이용호외상이다. 이용호에게 호통을 쳐라.
중국이 진정으로 한중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강화시키고자 한다는 한국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을 졸로 하대하는 듯한 거친 외교를 구사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대국으로 부상했다고 한국에 대해 안하무인격으로 대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중국이 근육 외교를 구사할수록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지금은 미국항모가 일본과 태평양에 머물러 있다. 중국이 한국을 코너로 몰아가면 미항모가 제주와 서해안에 출몰할 것이다. 중국의 안마당까지 미전략자산이 들어올 것이다. 중국의 옆구리가 위협받는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이 대국답게 소프트파워 외교를 해야 한다. 한국과 한국민을 존중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
사드문제로 한중간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우리가 위축될 필요가 없다. 주권사항에 속하는 문제로 중국에 저자세로 가는 것은 게도 구럭도 다 놓치는 것이다. 사드를 이 시점에서 철회하는 것은 김정은에게 최대의 선물을 안겨주는 것이다. 최악의 패착이다.
한중은 연간 3000억달러의 교역규모를 자랑한다. 연간 1000만명이 양국을 오가고 있다. 양국은 최대 협력파트너가 됐다. 윈-윈하고 있다.
사드문제로 중국의 일부 관영언론이 한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유감이다. 협량한 중화민족주의에 불과하다. 대국답게 처신해야 한다. 미국과 함께 세계 평화와 경제번영을 이룩하려면 책임있는 외교가 필요하다. 상대국의 마음을 얻는 소트프외교가 절실하다.
한중간에는 더욱 협력해야 한다.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더욱 격상시켜야 한다. 북한 핵과 미사일을 억제하기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대북제재도 더욱 촘촘히 짜야 한다.
양국간에 갈등과 이견이 있으면 인정하면서 협력분야를 더욱 확대하면 된다. 중국 지도자들은 외교관계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를 존중했다. 협력할 분야를 강화하면서도, 서로의 다름은 인정하는 것이다. 왕이부장의 이번 행태는 이와 상반된 모습이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