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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보험 전속설계사 어디로 간거죠?

2016-07-25 13:38 | 정단비 기자 | 2234jung@mediapen.com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보험사의 꽃'이라 불리는 전속설계사들이 최근 3년 새 4만여명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이탈은 보험업계에서는 달가운 현상은 아니다. 보험사들은 신규고객의 이탈로 후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전속 보험설계사들 잡기에 전전긍긍이다.

보험사들의 전속설계사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25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보험업계의 전속설계사수는 19만8459명이었다.

이는 지난 2012년말 기준 24만950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때 17.6% 가량 감소한 것으로 최근 3년새 4만2491명의 전속설계사가 떠났음을 알 수 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 2012년 말 14만5933명을 기록한 이후 2013년 말 13만5882명, 2014년말 12만2965명으로 점차 줄어 지난해 말 11만7311명으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손해보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손보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2012년말 9만5017명에서 2013년말 9만167명으로 줄었고, 2014년말 8만2299명, 2015년말 8만1148명으로 줄었다. 

최근 3년 동안 생보사와 손보사 각각 19.6%, 14.6%씩 전속 설계사가 감소한 것이다.

보험 상품 판매에 대한 보험설계사들의 영향도 줄었다. 

생보협회 통계에서 모집형태별 초회보험료를 비교했을때 생명보험에서 설계사 채널이 보험판매에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60.3%를 기록했던 것에서 2008년 39.7%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이후 2015년에는 19.5%로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같은 보험 전속설계사의 감소세는 보험영업 환경의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의 독립대리점(GA)으로의 이탈도 전속설계사 감소의 원인이다.

실제 GA의 설계사 수는 2010년 3월 말 기준 12만1000명에서 2015년 6월 말 기준 19만2000명으로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얼마전 대형보험사 설계사에서 GA로 옮긴 한 설계사는 "GA 역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있기는 하지만 보험사에 있을때보다 시간 운영 등이 훨씬 자유로운 편"이라며 "특히 전속설계사로 있을때는 해당 보험사의 상품밖에 팔 수 없었지만 GA에서는 업종, 회사와 관계없이 판매가 가능해 고객 유치가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를 바라보는 보험업계에서는 전속설계사들의 이탈이 반가운 얘기는 아니다. 보험사에서 전속설계사를 유지관리하는 데 일반적으로 교육비(위촉당일 지급, 200만 원), 정착수당(1년간 매월 지급, 평균 200만 원), 정착축하수당(7차월 시 최고 60만 원, 13차월 시 최고 80만 원)을 지원하는 등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이러한 전속설계사들이 GA로 넘어가는 것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달가울수 없다.

더구나 고객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속설계사들이 GA 넘어가면서 기존 계약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신규 계약을 맺게 한다거나 고객의 향후 신규 계약을 유치하는 등으로 인해 기존 고객들도 떠날 수 있다는 점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속설계사를 처음에 교육시키고 또한 조직을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들이 들어가는데 이런 전속설계사가 GA로 옮겨간다는 것이 보험사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전속설계사가 본인만 나가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자신이 담당하던 고객들을 끌어가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도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을 한다거나 영업활동을 지원해주는 등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13개월차 전속설계사를 유지할 경우 이들을 모아 응원하는 영상 등으로 자부심을 높여주기도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속설계사들 입장에서는 GA보다 가장 좋은 점은 'A'회사 소속이라는 즉, 로열티 부분"이라며 "이에 전속설계사 분들이 해당 회사 소속이고 직원이라는 자긍심을 길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속설계사들이 줄어드는 추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업계의 올 4월까지 초회수입보험료는 전년대비 35% 성장하는 등 온라인보험의 성장세와 이같은 새로운 채널들의 등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김석영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설계사는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규 설계사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설계나 건강관리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속설계사 조직의 업그레이드 등 보험회사는 전속설계사의 활용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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