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출입국 관리사무국입니다, 미국관광비자 신청하셨죠?"
A씨에게 연락된 한 통의 전화, 출처는 출입국 관리 사무국 ARS다. 보낼 등기 우편물이 있다는 내용과 함께 미국 관광비자가 거부됐는데 본인이 신청한게 맞느냐는 뜬금없는 전화였다.
미국 비자를 신청한 적 없는 A씨는 그런 일이 없다며 답했다. 상대방은 "본인 개인정보가 유출돼 다른 사람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악용된 것 같다"며 "관할경찰서에서 확인전화 갈건데, 전화 받고 본인이 신청한 거 아니라면 잘 설명하면 될 것 같다"면서 A씨에게 설명했다.
여름 휴가철과 여름 방학을 이용해 출입국관리소 사칭 사기와 대포통장을 공개모집하는 사례가 유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미디어펜 자료
A씨가 직접 확인할 결과, 출입국 관리 사무국이 아닌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목소리였다.
최근 여름 휴가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휴가객을 대상으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을 사칭해 자금을 편취하고 있는 것.
대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여름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을 겨냥해 대포통장을 공개모집하는 사례가 유행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이해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찾던 B씨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주류회사의 광고를 보고 해당 회사에 문의했다. 절세 목적으로 차명계좌가 필요하니 통장과 체크카드를 양도하면 개당 월 26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제안에 솔깃했던 B씨는 체크카드를 양도했으나 대가도 받지 못한채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했다.
25일 금감원 관계자는 "출입국관리사무소, 경찰, 금감원 등 공공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상으로 개인의 금융거래정보나 자금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라며 "기같은 전화를 받은 경우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으로 전화해 반드시 사실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대포통장 매매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전자금융거래법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단순히 통장을 매매해도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결국 아르바이트 목적으로 쉽게 돈을 벌려고 했다가 금융질서문란행위자로 등록돼 최장 12년간 금융거래 때 신규계좌개설, 신규대출 거절, 신용카드 한도축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구직자들이 큰 노력 없이 통장양도를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유인하는 경우 단호히 거절한 후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여름 휴가철에 유행하는 보이스피싱 목소리를 금감원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phishing-keeper.fss.or.kr)에 사기범 목소리를 공개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