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같은 날 좋은 성적표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다시 한 번 '8조 시대'를 열었고 LG전자는 2년만에 최고의 실적을 달성, 양사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가전과 TV 부문에서 빛났다. 다만 업계 모두의 관심을 받으면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갤럭시S7와 G5의 결과는 전혀 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8일 올해 2분기 실적을 공시하고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대비 18.06% 늘어난 8조1440억원, 매출액은 4.94% 늘어난 50조9371억원을 달성했다.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39.5% 늘어난 5846억원, 매출액은 0.6% 늘어난 14조29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18.6% 늘어난 2685억원이다.
삼성전자는 다시 한 번 '8조 시대'를 열었고 LG전자는 2년만에 최고의 실적을 달성, 양사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연합뉴스, 미디어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가전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양 사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 제대로 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CE(소비자가전)부문 매출 11조5500억원, 영업이익이 1조300억원을 기록했다. TV와 생활가전 모두 지난 1분기 보다 2배, 지난해 같은 기간 4배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CE부문에 TV를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백색가전을 담당하는 생활가전 사업부가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UHD TV, 셰프컬렉션 냉장고, 무풍 에어컨, 애드워시·액티브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인해 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 2분기 H&A(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433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이다. H&A 사업본부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정수기 등 생활가전을 담당한다.
LG전자의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3567억원으로 사상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6%로 역시 사상 최고치다.
LG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가경쟁력 개선과 트윈워시 세탁기, LG 시그니처(SIGNATURE)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며 "또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시장은 구주와 성장시장의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침체 지속으로 시장 수요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혁신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고객 접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등의 노력을 통해 전제품에서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TV의 경우 퀀텀닷 기술을 강조한 SUHD TV 마케팅 강화와 거래선과의 프로모션 기획을 통해 전년대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일반 가전 분야에서는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트윈워시 세탁기, 스타일러 등 시장 선도 제품 판매에 집중한다. 빌트인 주방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 B2B 사업도 강화한다. 또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수익성 유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업계 모두의 관심을 받으면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갤럭시S7와 G5의 결과는 전혀 달랐다./삼성전자, LG전자
가전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웃었지만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LG전자 G5는 뛰어난 제품 성능과 디자인을 인정받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인기에 힘입어 IM(IT·모바일) 부문에서만 매출액 26조5600억원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4조320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9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의 비중은 80% 중반이다. 태블릿도 어려운 시장 속에서 600만대를 팔았다. 평균판매단가(ASP)는 210달러 중반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도 힘을 보탰다. 갤럭시 A·J 시리즈와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익성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점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삼성전자는 대화면 플래그십 모델 출시, 갤럭시 S7과 S7 엣지의 지속 판매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를 유지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확대와 중국 특화모델 갤럭시 C시리즈 판매 본격화로 전분기 대비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모델의 견조한 판매세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라인업 효율화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스마트폰에 다른 기기를 부품처럼 끼워 카메라, 오디오 등의 기능을 확장하는 '모듈폰' 개념을 채택해 관심을 받았던 LG전자 G5의 결과는 아쉽다.
LG전자는 2분기 휴대폰 매출 3조3258억원, 영업적자 1535 억원을 기록했다. LTE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라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으나 전년동기 대비 6% 감소했다. G5 판매부진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
LG전자 관계자는 "G5는 결론적으로 솔직히 실패를 했다. 초기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지만 생산 수율이 따라오지 못해서 모멘텀 이어가지 못했다"며 "적자를 상당히 많이 내고 있는 상황이다.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는 9월 V시리즈 후속 모델을 출시하고 X시리즈 등 보급형 신모델의 출시지역 확대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조직개편을 통해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를 신설, G/V시리즈를 전담하는 총괄책임 운영체계로 전환해 개발, 구매, 생산 간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유통과 영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MC한국영업 FD를 한국영업본부로 통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1차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를 하고 있다"며 "모든 제품에서 융복합이 진행되면서 다른 부문에서도 필요성이 커 이에 맞게 전환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