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난해 한국과 일본정부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28일 ‘화해·치유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했지만 난관이 적지 않다.
일본정부가 재단에 출연하기로 한 10억엔(약 107억원)과 관련해 자국 언론을 이용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억엔을 거출하기 전 한일정부가 외무부 국장급 협의를 열어 재단의 사업 내용을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정부는 이르면 8월 중 10억엔을 재단에 출연할 계획이다. 하지만 위안부재단에서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확실하지 않은 측면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안부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재차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 관계자 인용으로 위안부 재단의 정관과 관련해 “미래지향 관련 부분이 들어있지 않은 만큼 조정해야한다”고 지적했다는 보도 내용도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에게 “양국 정부가 (재단) 사업의 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녀상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적절히 대처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정부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28일 ‘화해·치유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했지만 난관이 적지 않다. 일본정부가 재단에 출연하기로 한 10억엔(약 107억원)과 관련해 자국 언론을 이용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일본정부가 우리 측에 돈의 용처를 명확히 알려달라는 입장을 전했다는 전언도 있는 가운데 재단 관계자는 이날 “10억엔 중 절반인 5억엔 이상이 피해 할머니들에게 직접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이어 “10억엔의 사용처를 놓고 한일 양국이 막판 협의 중이며 절반 이상은 할머니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이 출연금의 절반 이상을 피해자 지원을 위해서 쓴다고 해도 사망자를 포함한 피해자에게 돌아갈 금액이 턱없이 적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니까 1인당 지원금이 2000만∼3000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재단은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와 사망자별 지원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작년 12월28일 한일정부간 합의 결과에 따라 재단이 설립되면 약속한 자금이 바로 거출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이날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미 양국간 합의해서 재단이 설립되면 일본이 자금을 거출하도록 합의되어 있기 때문에 재단이 설립되면 약속한 자금이 바로 거출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단이 출연금 전액을 피해자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만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재단 설립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상처치유사업을 위한 것이지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피해자단체는 “굴욕적인 협상”이라며 재단 출범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정부는 여론을 핑계로 구체적인 용도를 확인하고 출연금을 내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국장급 협의에서 소녀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최소한 이전할 토지를 확보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안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양국 합의가 백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이유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