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연대 경제정책과 새마을운동에 관한 용역보고서를 발주·채택한 것에 대해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이 1일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보고서는 작년 11월 한국선진화포럼이 청와대 경제수석실로부터 용역(880만원) 받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세대 간 경험 공유’라는 이름으로 제출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9월 한국선진화포럼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과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발표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1일 기사에서 ‘개발독재 포장’, ‘일방적인 미화’, ‘박정희 전 대통령 칭송’, ‘관이 일방주도한 경제정책의 정당성과 치적 홍보’, ‘박정희 전 대통령 위인전기에나 나올 법한 찬양 일색의 문구’, ‘1970~1980년대 독재 정권의 중앙집권식 경제 개발 이데올로기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새마을 운동의 성과를 과대 포장’ 등의 말을 써가며 해당 보고서를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사실 왜곡으로 정권 치적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현 정부의 행태가 단적으로 드러났다”라는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언급을 관련 단독 기사에 인용하기도 했다.
경향과 한겨레 논조의 모순은 한국선진화포럼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이 발표한 내용에 관해 손가락질을 해댄다는 것이다.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이를 보고서로 채택했을 뿐이다. 같은 잣대를 민주노총이나 참여연대 주관 토론회에 적용, 반대편 언론에서 다룬다면 당장 공산주의자나 빨갱이라는 비판이 나올 법한 논조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국시로 삼아 건국됐고 이러한 틀 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경제 부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은 누구도 의심하기 힘든 사실이다. 특히 박정희가 주도한 고도성장기 한국사회는 격렬한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상호 호혜적인 동기로 높은 수준의 신뢰와 통합을 이루어냈다.1) 박정희에 대한 한겨레와 경향의 편향된 기사 논조는 시장의 본질을 읽지 못하고 자신들의 비뚤어진 시각을 대변하는 것에 불과하다.
박정희는 시장의 본질을 간파하고 경제참모로 일임을 담당했던 정주영, 이병철, 김우중 등 기업인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시장 실패를 정부가 보완하는 경제적차별화에 집중했다.
우리나라는 얼마나 못 살았을까. 1941년은 일제 강점기 중 가장 경제가 좋았던 해라고 한다. 그런데 1인당 국민소득 기준으로 따져 1941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26년이 지난 1968년(당시 박정희 대통령 집권)이었다. 생산력 높은 중화학 공업 설비 대부분이 북한에 있었고 그나마 남아있던 남한의 시설도 6.25 전쟁으로 참화에 뒤덮인 영향이 컸다. 이후 박정희의 리더십으로 본격적인 개발연대가 시작되면서 중화학공업이 육성되고 기업집단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2016년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지는 기업 대부분이 이때 일어났다.
경제력 집중 없이,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않고 경제발전한 나라의 예는 없다. 시장의 본질은 잘하는 사람을 밀어주는 장치라는데 있다. 일종의 인센티브 시스템이다. 남보다 잘하는 사람, 더 많은 소비자에게 봉사하는 기업, 가장 큰 효용을 주는 회사에게 수요자들은 ‘선택’으로 화답한다. 그것이 경쟁이고 경제적 차별화다. 경제적 차별화2)가 시장의 본질이다. 앞에서는 중소기업을 지지하고 그들의 물건을 구매하라고 종용하지만 뒤로는 대기업 물건을 사는 것이 시장의 본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박정희는 이를 간파하고 경제참모로 일임을 담당했던 정주영, 이병철, 김우중 등 기업인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시장 실패를 정부가 보완하는 경제적차별화에 집중했다. 수출진흥과 중화학공업정책은 물론, (성과를 더 올리는 마을에 더 많은 재원을 투여하는) 새마을운동 등 자조에 입각한 지역개발정책에 힘썼다.
자기 책임, 경쟁의 자유와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 등 박정희 개발연대 경제정책을 성공으로 이끈 것은 자조의 원리였다. 박정희는 기업 간의 끊임없는 경쟁 촉진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러한 제도적 토양에서 삼성과 현대, 대우와 한진, LG와 선경(SK 전신), 포항제철(포스코 전신)이 굴지의 글로벌 회사로 도약했다. 개인별로는 박정희의 산업화 성공으로 인해 중산층 형성의 토대가 마련되었고 이러한 인적 자원을 발판으로 1980년대 후반 민주화가 일어날 수 있었다.
박정희가 이룩한 빈곤탈출, 대한민국의 기적은 막연한 행운이 아니라 철저히 경제논리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고 스스로 돕는 국민의식을 불러일으킨 성과였다. 한겨레와 경향은 박정희 시대의 본질을 바로 보아야 한다. 개발독재라는 미명으로 폄훼할 사안이 아니다.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가 구축한 신상필벌 경제적 차별화 제도 위에 개인과 기업이 ‘잘 살아보세’라는 일념으로 사력을 다한 결과였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박정희는 기업 간의 끊임없는 경쟁 촉진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러한 제도적 토양에서 삼성과 현대, 대우와 한진, LG와 선경(SK 전신), 포항제철(포스코 전신)이 굴지의 글로벌 회사로 도약했다./사진=연합뉴스
1) ‘한국시장경제의 특질 –지경학적 조건과 사회·문화의 토대에서’.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한국제도·경제학회 『한국경제에 대한 신제도경제학적 이해』 2014년 추계학술대회 발제문. 2014.11.27
2) ‘새마을 운동의 의미와 평가’. 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 한국선진화포럼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 『故 지암 선생의 비전과 유산, 대한민국 성공신화의 세대 간 공유』 201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