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경북 성주에 사드배치와 관련해 투쟁위원회가 발족되고,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결정 철회 온라인 청원운동이 벌어지는 등 일사분란한 저지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백철현·정영길·김안수·이재복 씨가 공동위원장인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는 3일 “대한민국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미국 대통령 후보와 새누리당 당대표 후보자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투쟁위가 지난 15일부터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벌이고 있는 서명운동에는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4만9621명이 참여했다. 14일까지 10만명 서명이 이뤄지면 사드배치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공식 답변을 듣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와 관련해 지역의 대표인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을 만나겠다고 밝혔지만 성주 군민들은 관심이 없어보인다. 투쟁위는 앞서 새누리당 정진석 의원이 성주를 방문해 제안한 안전협의회에 대해서도 사드 성주 배치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부정했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전자파의 무해성이 입증됐지만 각 매체들이 보도한 성주군민 인터뷰 기사에는 “미군이 우리를 상대로 인체실험을 하려고 한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처럼 미군부대가 더 걱정이다” “새누리당을 찍어주는 지역주민을 우습게 본다”는 등 비이성적인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금 투쟁위는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모든 행정적인 절차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해야 정부와 협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미방위조약에 근거해 주한미군이 사드배치 결정을 내렸지만 성주군민들은 “성주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사드를 배치하지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북 성주 사드 배치 반대시위에 초·중·고등학생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불법세력의 개입의 동원·선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15일 성주 사드배치 설명회장에서 물병과 달걀세례 봉변을 당한 황교안 국무총리. /연합뉴스
국가안보를 위해 또 국민안위를 위해 배치하기로 결정된 사드를 반대하기 위해 참외농사도 접고 직장에도 거의 나가지 못하면서 20일 넘게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성주군민들이 “하루아침에 미래가 무너졌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를 찾은 지난 7월15일을 기점으로 외부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민중연합당이 불법 행위를 불사하고 있다는 정황이 파악됐다. 이들은 황 총리의 성주 방문 시 이동저지 상황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하고, 성주군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1318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유언비어로 감성몰이하고 공동으로 참여할 행동지침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등에 따르면, 황 총리의 성주 사드배치 설명회 당시 3000여명이 참석했으나 당시 끝까지 총리 차량을 저지한 인원은 대략 300명으로 파악된다. 이 중 다수는 성주지역 내 강성주민 200여명으로 신원이 확인됐으나 20~30여명은 외부세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지역 좌파회원인 성주농민회와 외부세력이 결탁해 총리에게 꽁꽁 얼린 물병과 계란을 던지고 차량을 저지하면서 불법행위를 한 것이다.
성주에 들어간 외부세력은 민중연합당 중앙·경북도당 및 대구경북 대책위 집행부 조직원들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황 총리의 이동저지 상황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한 인물, 성주군청 CCTV로 파악된 군청 진입 인물도 이들이다.
당시 현장에서는 지역 좌파단체 집행부와 강성주민들이 교대로 마이크를 잡고 황 총리의 차량 저지와 마찰 유도, 과격 투쟁을 선동했다. 여기에는 구 통진당 윤금순 전 의원을 비롯해 농민회 소속과 여성농민회 소속 인물이 여럿 있다. 이들 중에 트렉터 시위를 주도한 사람, 마이크를 잡고 강경투쟁을 반복해서 선동한 사람이 포함됐다.
현재 경찰이 황 총리에 대한 폭력사태와 관련해 소환 통보한 대상자는 외부세력 2명과 주민 4명 등이다.
성주군청 광장에서 촛불시위와 미국 백악관 청원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성주투쟁위는 97개 관변단체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일 촛불시위에 1100여명이 동원되고 국방부 항의방문 때에는 230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처음 단독대표에서 최근 4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조직을 확장하고 투쟁자금까지 모금하고 있다. 또 민변 변호사 2명이 전담으로 선임돼 장기투쟁을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청와대를 겨냥한 상경투쟁 및 대국회 압박활동 등 다양한 투쟁 방안을 검토 중으로 이를 위해 진보연대와 평통사 등이 연대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황 총리가 성주를 방문했지만 폭력으로 항의한 성주군의 반응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에 이어 불과 1년 전 북한이 DMZ에 매설한 지뢰폭발로 우리 장병이 부상한 일까지 다함께 겪은 분단국가 국민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대응이었기 때문이다. 지역이기주의라는 단순한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제2의 광우병 사태, 제2의 강정마을 투쟁이 성주에서 시작됐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