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린 사용자가 공유를 위해 ‘해시태그(#)’를 달았다고 해도 타인이 영리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초상권 침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류종명 판사는 인스타그램 사용자 김모씨가 골프웨어 브랜드 점장 정모씨와 해당 브랜드 수입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모씨 손을 들어줬다고 4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가 청구한 800만원 중 피고 측이 모두 13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씨는 인스타그램에 해당 브랜드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리고 상표명을 해시태그로 달았다. 점장 정씨가 이 사진을 발견, 지난해 6월 해당 점포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에 '해시태그가 붙은 이미지'라며 사진을 공유했다.
정씨가 사진을 올리고 두 달이 지난 뒤 무단 공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정씨는 사진을 지운 뒤 사과문을 올렸다. 해당 브랜드 수입사도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올렸다가 이런 전말을 알고 하루 만에 내렸다.
김씨는 정씨와 수입사가 자신의 사진을 영업에 동의 없이 사용하는 등 초상권을 침해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지난해 10월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정씨와 수입사 측은 초상권 침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근거자료는 인스타그램의 개인정보취급방침에 '전체 공개한 콘텐츠는 다른 사용자가 검색, 조회, 사용, 공유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류 판사는 "인스타그램의 이용약관이 사진을 임의로 사용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고 한다 해도 이를 영리 목적으로 쓰는 것까지 허락한다고 해석할 수 없다"며 김씨의 승소로 판결했다.
류 판사는 "피고들이 영리 목적으로 사진을 무단 사용한 것은 원고의 자기정보에 대한 통제권, 초상을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정면 침해하는 위법행위"라며 정씨가 100만원, 회사가 30만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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