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리우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팬들의 또 하나의 초미관심사는 판정의 오심 여부다. 심판의 잘못된 오심 하나가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온 선수들을 허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전 런던올림픽에서도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오심이 나왔다. 펜싱 신아람 선수가 준결승전에서 심판의 최악의 오심으로 눈물을 삼켰다.
당시 신아람은 경기 종료 1초를 남겨 둔 채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의 공격을 세차례나 막아냈지만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 어이없는 상황 속에서 결국 패배했다.
이 사건은 당시 AFP 통신이 뽑은 역대 올림픽 최악의 오심 중 하나로 기록됐다.
신아람의 사례 만큼이나 올림픽 역사에 남을 만한 오심들이 많다. 그 중 수많은 언론에서 손 꼽는 오심은 1972년 뮌헨올림픽 미국과 소련의 남자 농구 결승전이다.
일명 '도둑맞은 영광'이라고 알려진 이 경기는 당시 냉전체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 펼쳐진 경기로 정치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양팀은 치열한 접전을 벌인 가운데 미국이 경기 종료 3초 전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50대 49의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미국 선수가 2구째의 자유투를 던지려던 순간 소련 벤치에서 작전타임을 요청했으나 심판으로부터 자유투를 던지는 선수에게 공이 전달된 후에는 작전타임을 부를 수 없는 규칙 때문에 작전타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주심은 자유투가 모두 끝나고 경기를 갑자기 중단시켰고, 미국에서 항의하자 다시 작전타임을 없던 것으로 했다.
이때 본부석에 앉아있던 당시 국제 농구연맹의 사무총장인 윌리엄 존스가 심판에게 시간을 3초 전으로 돌려 다시 시작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심판은 이를 수용, 3초 전으로 시간을 돌려 경기를 재개했다. 촌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간 계시원이 시계를 돌려놓지 않은 채 경기가 재개되었고 경기가 바로 끝나버렸다.
심판은 환호하던 미국 선수들을 제지하며 다시 3초 전으로 시간을 돌렸고, 3차례나 다시 진행된 마지막 공격에서 소련은 결국 득점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결정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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