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특히 4번(김희진)의 서브가 선수 사이에 많이 떨어졌다"-일본 배구감독 마사요시 마나베
"김연경 선수나 김희진 선수를 경계했기 때문에 양효진 선수에게는 블록이 1명 또는 빠진 코스를 리시브로 줍는 작전을 취했지만 실패했다"-일본 배구해설가 오오야마 카나
상대전적 7승44패. 일본 배구를 꺾은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거대한 산인 러시아를 만났다. 전적으로 볼때 확실한 열세이긴 하지만 스포츠라는 상대성과 의외성이 존재한다.
40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티주카 테니스 클럽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연습경기에서 득점한뒤 환호하고 있다./뉴스1
한국여자배구팀은 9일 오전 8시30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지뉴에서 2016리우올림픽 조별예선 A조 러시아와 두번째 경기를 치른다. 러시아는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4위다. 한국은 9위다. 5순위 차이난다고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특히 한국은 러시아의 높은 벽을 상대해야 한다. 한국 배구팀의 최장신은 김연경으로 192cm다. 공수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혼자로는 벅차다. 특정 선수 위주의 단조로운 플레이는 상대팀의 타겟이 되는 만큼 대비전략도 단순하고 파괴적이다.
러시아는 주포 곤차로바(194cm), 코셀레바(191cm)가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한다. 202cm 라이트 공격수 다리아 말리기는 높은 타점이 매섭다.
러이사의 장신 숲을 헤치며 공격을 성공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러시아가 부담스러운 상대임은 분명하다. 러시아의 격침 특명은 빠르기와 서브다.
장신 선수의 단점은 느리다. 그러기 때문에 높은 벽을 피하기 위해서는 빠른 패턴의 공격이 필요하다. 여자배구 맏언니 이효희의 절묘한 토스워크가 필요하다. 이정철 감독과 기업은행 시절 호흡을 맞춰온 그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감독의 지시대로 질 좋은 토스로 러시아 선수들의 발을 얼마나 묶을 수 있을지도 승리의 키다.
한국팀이 김연경에게 거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김연경은 한일전에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30득점을 올려 주포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러시아도 김연경이 세계최고 선수임을 인정하는 만큼 러시아의 높은 블로킹이 김연경을 정조준한다는 것은 당연지사.
김연경이 막혔을때 이를 풀어나갈 또다른 어벤저스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기대하는 선수는 양효진과 김수지, 그리고 김희진이다.
한일전에서 양효진은 알토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본팀의 2단 변칙 공격에 당황하며 4세트까지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한국팀은 중요한 순간 양효진의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반전하며 기세를 끌오올렸다. 한국대표팀의 6개 블로킹 성공 중 5개가 양효진의 몫이었다. 더욱 경기 중간마다 중요한 시점에 서브 에이스 4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일본 배구해설자 오오야마 카나는 공수 맹활약을 펼친 김연경보다 양효진을 막지 못한 것이 일본의 패인이라고 인정할 만큼 양효진의 역할은 대단했다.
양효진의 서브가 기교에 의한 것이라면 강력한 서브의 주인공은 김희진이다. 비록 리우올림픽 한일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진 못했지만 김희진이 살아야 공격이 산다. 김희진은 2015-2016 V리그 여자부 서브 성공률 1위(0.318)다. 지난 5월 올림픽 세계예선 한일전에서는 김희진의 활약이 뛰어났다. 서브득점 5점을 포함해 18득점을 올리는 기량을 펼쳤다.
또 한일전 중요한 장면 중 하나였던 것이 김수지의 서브 성공이다. 김수지는 일본 선수 사오리를 겨냥한 흔들리는 목적타 서브를 날리며 득점으로 연결해 일본의 의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수훈을 세웠다.
일본전에서 배운 변칙 공격의 가능성, 빠른 공격 패턴, 서브를 무장한 한국배구팀이 강호 러시아의 높은 벽을 뚫을 수 있을지 국민들의 성원이 리우까지 닿길 기대해본다.
다만, 스파이크의 위력이 다소 떨어져보이며 불안한 모습이 안타깝지만 일본전을 계기로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볼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