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저', '흙수저' 이정현의 새누리호가 본격 출항했다.
호남출신이 보수정당의 리더가 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영남권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보수여당이 외연을 불모지 호남으로 확대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했다. 새누리가 내년 대선에서 호남민심을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는 호재를 맞이했다.
당청관계도 청신호가 켜졌다. 박근혜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아는 이대표의 취임으로 여당의 국정과제 입안과 마무리도 한층 탄력이 붙었다. 비박들은 그동안 박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정책등에서 엇박자를 놓았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당대표 연설에서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 야당의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여당의원들은 조용했다. 야당의원들이 박수를 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새누리당은 보수정당이다. 일부 강남좌파의원들의 경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나 법안들을 제출했다. 반기업적, 반시장적 규제법안과 사회적경제법안등을 제출한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더민주의 2중대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좌클릭하려는 의원들이 많았다.
김무성 전대표도 보수의 가치를 강조하다가 총선 참패 후에는 시장경제주의자를 극우로 매도했다. 성장보다는 분배와 격차해소, 양극화 해소를 더 중시하는 견해를 보였다.
이정현대표의 등장은 20대 국회 여소야대 극한 상황에서 당청이 일사분란하게 박대통령의 대선공약과 민생및 사드 등 안보, 경제활력및 노동법안 등 개혁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보수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집나간 토끼들을 다시 모셔오는데 힘써야 한다. 총선과정에서 실망했던 지지층을 다시 끌어와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도 긴요하다.
이대표는 10일 당대표로서 첫 출근하면서 다시금 '섬기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해야 '연어들'(보수지지층)이 돌아온다.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의미있는 말을 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에 맞서는 것이 정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여당 의원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발언이다. 집권여당은 박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개혁및 민생과제를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한몸이다. 박대통령은 새누리당의 머리다. 새누리당의원들은 집권여당이라는 몸체의 각 지체들이다. 지체들이 각자 도생하면 박대통령과 새누리당이란 몸체는 흔들린다.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국정개혁과제를 수행할 수도 없다.
지금껏 새누리당에는 비박을 중심으로 대통령에 맞서는 것이 민심을 얻는 것이라고 강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석에선 박대통령을 험담하는 경우가 많다. 불통과 친박의 수장쯤으로 격하시키고 있다. 듣기 거북할 정도의 막말들도 비일비재했다.
8.9전당대회과정에서 비박계의 청와대를 겨냥한 비판이 많았다. 이대표는 이를 경고한 것이다. 이대표가 내시정당, 하수정당으로 비치는 것은 지양하겠다고 한 것은 적절했다. 당은 민심을 먹고사는 정당이다. 청와대가 민심과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면 박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고 했다. 그같은 초심과 의연함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이대표는 오늘12일) 박대통령과 청와대 오찬을 한다. 당대표 이후 첫 상견례이다. 박대통령과 당의 새로운 지도부간에 소통과 화합, 국정개혁 추진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
사드배치 등 위중한 안보문제에서 당정이 한몸으로 대응해야 한다. 성주군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해소하는 데 당청이 역할분담을 잘 해야 한다.
야당의 무책임한 반대선동에 맞서 국가안보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유도해야 한다. 이대표도 성주로 달려가야 한다. 계란 세례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성주로 가서 설득하고 소통해야 한다.
조중동은 이대표에게 박대통령의 참모가 돼선 곤란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일면 타당하고, 일면 냉소적인 시각이다. 당청간에 유기적 협조는 절대 필요하다. 이를 수직관계, 하청관계, 내시정당으로 격하하는 것은 부당한 비난이다. 사드및 경제활력법안, 규제개혁 등에선 당청이 찰떡처럼 잘 붙어야 한다.
이대표에겐 내년 12월 대선 관리도 중요하다. 박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 국가와 민생, 경제, 안보를 챙기는 것도 최고의 순위로 챙겨야 한다.
새누리당의 혁신도 대선 승리의 중요한 요소다. 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선도해야 한다. 의원들은 각종 이권 특혜 특권 내려놓기를 기피한다. 흙수저인 이대표가 정치권 자정과 특권내려놓기를 주도하면 국민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새누리당을 죽여야 산다고 했던 그가 이를 실천해야 한다.
이대표는 당의 모든 판단기준을 국민에 두겠다고 했다. 계파갈등을 해소하고, 민생및 개혁추진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민심을 다시 얻으려면 국민을 위한 정치밖에 없다. 당장 가마솥 더위속에서 전기료 누진세 문제가 국민들을 열받게 하고 있다.
민생의 첫 걸음을 전기료 누진제 문제부터 풀어보기 바란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