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해운대에서 발생한 뇌전증 의심 환자의 교통사고로 국내 운전면허제도에 대한 부실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에서는 뇌전증 의심환자가 '광란의 질주'를 하면서 3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해운대 교통사고의 피해자들은 아직도 심각한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해운대 교통사고를 계기로 운전면허의 부실 적성검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법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로 숨진 사람이 2011년 605명에서 지난해 815명으로 5년 사이 34.7%나 늘었다. 2012년 718명, 2013년 737명, 2014년 736명 등 매년 증가세에 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자의 면허 적성검사시 5년에 한번 시력검사 위주의 적성검사를 하는 것 외에 고령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가려낼 특별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은 70세를 기준으로 연령별로 면허 유효기간에 차이를 두고 있다. 70세 미만은 유효기간 만료 후 5년, 70세는 4년, 71세 이상은 3년, 75세 이상은 기억력, 판단력 인지기능검사를 의무화하고, 부적격시에는 전문의에 의해 면허유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또한 1998년부터 상품권 지급, 1년 승차권 혜택을 부여해 고령자의 면허 반납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등 면허 자진반납제도도 시행중이다.
국민안전처는 지난 6월 ‘노인안전 종합대책 공청회’을 열고 70세 이상 노인의 면허갱신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사 항목에 야간시력, 동체시력, 청력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하니 때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이다
기존 현행검사 방식을 적극 개선, 선진국의 연령별 면허 유효기간 시책 반영, 운전신체조건에 못 미치는 고령운전자를 판별하도록 내실 있는 면허제도 정책 및 고령운전자 면허 관리감독도 절실히 필요하다.
아울러 고령운전자 자신과 가족이 함께 수시로 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등 운전할 수 없는 건강상태일 때는 면허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적극적인 동참의식을 가져야 한다. /김수정 인천연수경찰서 민원실장
[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