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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자백…건국 68주년 민뽕·국까 '폭염영화특보' 발령

2016-08-16 09:08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이용남 청주대 교수

1. 폭염만큼 뜨거운 대한민국 영화계

대한민국 전국 곳곳에서 사상 최대의 폭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폭염은 인명피해가 가장 큰 재앙이다. 기상재해의 통계를 보면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폭염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또한 푹푹 찌고, 끈적끈적한 폭염으로 사람들의 불쾌지수도 정점을 찍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폭염에 대해 의외로 무심하다. 폭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려 하지 않는다. 이와 똑같은 현상이 대한민국 문화예술생태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바로 영화계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을 악의적으로 폄훼하는 '민뽕영화(민족과 히로뽕의 합성어)'와 '국까영화(국가와 까다의 합성어)' 등 폭염 같은 영화들이 대거 개봉되면서 대한민국에 '폭염영화특보'가 발령된 것이다.

물론 <인천상륙작전>(2016, 이재한)같은 폭염을 식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고는 있지만 폭염영화의 기세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보다 더 강력한 폭염영화들이 비소식이 거의 없는 가운데 계속될 전망이라는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반(反)대한민국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는 폭염영화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글은 폭염영화의 실체를 이해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서술할 것이다.

2.'민뽕영화'와 '국까영화', 폭염영화는 재앙이다

폭염영화란 무엇인가. 폭염영화는 대한민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영화이다. 폭염영화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대한민국 정통성과 참모습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폭염영화로는 <덕혜옹주> 같은 '민뽕영화'와 <자백> 같은 '국까영화'가 있다. 

'민뽕영화'란 무엇인가. 영화사적 측면에서 설명한다면 민뽕영화는 '민족'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적‧국수적) 민족주의 영화'이다. 대부분의 민뽕영화는 전쟁과 분단의 상처로 고통 받는 개인과 민족의 모습이나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민족의 독립투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민뽕영화의 실체는 그리 아름답지 않다. <남부군>(1990, 정지영), <태백산맥>(1994, 임권택), <공동경비구역 JSA>(2000, 박찬욱), <웰컴 투 동막골>(2005,박광현) 같은 분단영화들은 주적(主敵)에 대한 인식을 북한에서 미국으로 전환시켰으며, 연평해전 ‧ 천안함 폭침 ‧ 연평도 포격사건 ‧ 목함지뢰 도발사건 ‧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계속되는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의형제>(2010, 장훈), <적과의 동침>(2011, 박건용), <간첩>(2012, 우민호), <베를린>(2012, 류승완),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장철수) 같은 영화에서는 북한군과 간첩을 민족이라는 미명 아래 친구와 이웃으로 만들었다. 이는 주적의 개념을 폭염에 얼음 녹이듯 망각한 처사임에 틀림없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반도>(2006, 강우석), <암살>(2015, 최동훈), <귀향>(2015, 조정래), <덕혜옹주>(2016, 허진호), <밀정>(2015, 김지운), <군함도>(2017, 류승완) 같은 역사를 담은 시대극 영화를 통해서는 반일감정과 친일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을 조장하거나, 사회주의 공산세력을 항일인 것처럼 잘못된 신화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친일로 폄하하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다.

덕혜옹주 스틸 컷.


세부적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 보자. <암살>은 좌파 무력집단의 거두인 김원봉을 민족의 독립투쟁을 이끈 위인으로 묘사하는 반면 백의사(白衣社)를 결성하여 김일성 암살을 시도한 우파 무장 투쟁가들의 상징적인 존재인 염동진을 민족의 반역자로 왜곡하여 논란이 되었다. <귀향>은 김정은에게 충성 맹세 선언을 하는 조총련 소속 학교출신 강하나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점이나 독립군의 복장을 6‧25 남침전쟁 당시 북한군의 복장으로 재현한 점은 영화가 지니고 있는 시대정신의 가치와 의미를 떨어뜨리는 어리석은 판단이다.

<덕혜옹주>는 친일세력의 중심이자 전제군주제의 대한제국을 망국으로 이끈 황족들은 미화하면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정통성,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부정하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역사학대다. 오는 9월 7일 개봉예정인 <밀정>도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의 주동자인 황옥의 이야기가 모티브이기에 친일과 항일의 논란이 예상되며, 고문 장면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잔혹하게 표현되고 있어 반일감정을 조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군함도>도 비슷한 현상이 예상된다.

'국까영화'란 무엇인가. 국까영화는 '민중'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민중영화(이후 포퓰리즘 상업영화로 진화)'이다. 민중영화는 "영화는 혁명을 위한 총칼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명분으로 계급적 대립관계에서 피지배 계급이 주도권을 갖기 위해 지배계급 및 지배질서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민중영화의 실체는 좌파 영화운동에서 찾아야 한다. 민중영화의 뿌리는 1920년대 후반 '카프 영화'로 시작되어 해방정국의 '조선영화동맹' 활동과 1980년대 '민중영화'를 거쳐 1999년 '스크린 쿼터 폐지 반대 운동'으로 이어진다. 2000년대 들어서는 좌파 세력들이 정계, 학계, 교육계, 언론계를 넘어 문화예술계까지 진출하면서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 이후 좌편향 된 역사 교육의 왜곡된 자양분을 흡수한 세대가 문화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포퓰리즘 상업영화(민중 상업영화)'가 생산되었다.

국까영화의 성격은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잘 나타난다. <레드 헌트>(1996, 조성봉),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2001, 최진성),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2009, 김선), <유신의 추억-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2012, 이정황), <백년전쟁>(2012, 김지영, 민족문제연구소), (2012, 김재환) 같은 영화에서는 이승만,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왜곡된 시선으로 희화화하며 조롱과 모욕을 주고 있다. 반면 가을 개봉예정인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 전인환)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미화하는 이념적 편향성의 추함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다.
 
<천안함 프로젝트>(2013, 백승우), <다이빙벨>(2014, 이상호, 안해룡), <불안한 외출>(2014, 김철민), <그림자들의 섬>(2014, 김정근) 같은 영화에서는 국가‧정부‧기업과 자본에 대한 불신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6일 개봉예정인 뉴스타파 제작의 <자백>(2016, 최승호)은 노골적으로 국정원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포퓰리즘 상업영화는 이윤창출과 패권의 확대가 주목적이다. <괴물>(2006, 봉준호), <화려한 휴가>(2007, 김지훈), <부러진 화살>(2011, 정지영),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26년>(2012, 조근현), <남영동1985>(2012, 정지영),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2012, 오멸), <변호인>(2013, 양우석), <감기>(2013, 김성수), <베테랑>(2014, 류승완), <내부자들>(2015, 우민호), <비밀은 없다>(2015, 이경미), <우리 손자 베스트>(2016, 김수현), <부산행>(2016, 연상호), <터널>(2016, 김성훈) 같은 영화들이 있다. 주요 메시지는 반(反)미, 민주 대 반(反)민주, 반(反)정부, 반(反)국가, 반(反)기업, 반(反)자본 등이다. 하지만 그들이 영화에 담아내는 메시지는 목적을 위한 명분과 기만적 위장술에 불과하다.

덕혜옹주 스틸 컷.


누구나 비판하기는 쉽다. 그러나 비판하기 전에 반드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문제점만 제시하는 것은 비난이다. 비판이 되기 위해서는 개선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비판의 명분이 명확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이 비판한 것에 대해 공감을 갖게 된다.

폭염영화가 생산되는 목적은 무엇일까. 첫째, 역사 교육과 문화예술 콘텐츠를 이용해 대한민국 정통성과 참모습을 왜곡하고 폄하한다. 둘째, 자신들에게 동조하는 좌파 미래권력을 획득하고 좌파 대중성을 형성한다. 셋째, 민족과 민중이라는 시대착오적인 개념을 상품화하여 이윤 창출을 극대화한다. 넷째, 이를 토대로 정권 창출과 패권 확대를 도모한다.

폭염영화가 생산하는 사회현상과 피해는 무엇일까. 민뽕영화는 반(反)미, 반(反)일, 친일과 항일, 종북의 정서를 배양하고, 국까영화는 반(反)정부, 반(反)국가, 반(反)기업, 반(反)자본 등의 정치 프레임을 사회에 전파한다. 이를 통해 사회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참모습을 부정하게 한다. 이처럼 반(反)대한민국 정서를 사유하고, 실천하게 하는 민뽕영화와 국까영화는 폭염과 동일한 재앙이다.

3. '민뽕영화'와 '국까영화', 폭염영화 대비 행동요령

폭염영화에 대비하는 행동요령은 첫째, 대한민국 정통성과 참모습을 올바로 인식한다. 둘째,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폭염영화를 구분한다. 셋째, 합리적 비판을 통해 균형감 있는 해석을 한다.  

첫째, 대한민국 정통성과 참모습을 올바로 인식한다.

이 글은 8월 15일에 작성되었다. 이 날은 대한민국 68주년 건국기념일이며, 독립기념일이다. 그리고 71주년 해방기념일이며, 필자의 결혼기념일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건국한 나라다. 1945년 해방 이후 한반도에 공산주의 체제를 만들고자 했던 소련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이승만 대통령과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인식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GDP 기준 237개국 중 11위로 세계 상위 5% 수준의 경제대국이며, IMF 선정 선진국 10개 그룹이다.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대한민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상향조정했다. 대한민국이 S&P로부터 AA 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역사상 최초의 일로 이 등급은 중국과 일본보다 높은 등급이며 영국‧프랑스와 같은 선진경제 수준의 신용등급을 갖게 된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참모습이다.

하지만 한국영화 속에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참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왜 이런 괴리가 발생하는 것일까. 아마도 영화가 소통의 도구에서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고, 좌편향 된 역사교육, 시대착오적인 민족과 민중의 개념이 영화의 주요 양념이 된 결과가 아닐까.

덕혜옹주 스틸 컷.


둘째, 폭염영화를 제대로 구분한다.

좌파 세력들이 집중하는 영화 소재는 크게 4가지가 있다. 일제 침략(친일, 항일, 반일감정 등), 분단 현실(민족, 반미, 종북, 감성적 통일론 등), 민주화(민중, 반국가, 반독재 등), 사회비판(반기업, 반자본, 반정부 등)이다. 이런 소재에 민족과 민중을 양념으로 첨가해 정권 창출과 패권 확대 그리고 이윤 창출을 극대화한다.

이런 영화를 보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만드는 감성적 가짜 카타르시스에 빠지지 말고 제대로 구분해서 보라는 것이다. 영화가 주는 쾌락은 그대로 소비하면서 합리적 의심을 통해 소재가 무엇인지, 재현하고 있는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그 시대정신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어떻게 적용되고 기능하는지를 해석한다면 폭염영화인지 아닌지의 판별이 쉬워질 것이다. 폭염영화를 구분해서 소비를 선택하는 것은 폭염영화로 인해 망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영화계와 영화문화를 살리는 길이다.

셋째, 합리적 비판을 통해 균형감 있는 해석을 한다.  

영화는 시대정신이 메시지가 된다. 그래서 영화에서 재현되고 있는 시대정신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시대정신은 깨어있는 정신이며, 합리적인 비판정신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암살>이나 <덕혜옹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현 시대에 필요한 시대정신은 역사 왜곡과 미화로 생산된 반일감정이 아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처럼 역사적 해악을 야기하는 좌파 세력의 지적 원천과 사회적 책임감이 의심스럽다.

영화의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단순히 차용된 시대와 사건만 보지 말고, 재현되고 있는 시대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읽고, 합리적 비판을 통해 균형감 있게 해석을 해야 한다. 이제 폭염영화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국민 모두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강조하고 싶다. 폭염에 대비하듯 폭염영화를 대비해야 한다. /이용남 청주대 교수

[이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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