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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수당 실효없다" 새누리 환노위 청년정책 이슈파이팅

2016-08-16 22:24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300만원 현금 살포'로 요약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정책에 대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여가는 가운데 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16일 긴급토론회를 주최하고 청년정책 '이슈 파이팅'에 나섰다.

여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과 신보라·임이자 의원 등 환노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서울시 청년수당, 청년 자립을 위한 것인가?'라는 주제로 청년의 일과 자립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청년·노동 문제 전문가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청년희망재단과 협업해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에 적극 참여한 청년에게 총 60만원의 구직수당을 실비 지원키로 한 정책과 서울시의 청년수당 간 차이점을 집중 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청년실업대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청년 대책의 방향으로는 '상호의무의 원칙'을 지키는 취업지원책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고용장벽 해소 등이 제시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왼쪽부터) 신보라·하태경·임이자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의 일과 자립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주최한 자리에서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하 의원은 인사말에서 정부의 청년구직수당에 대해 "취성패에서 지원하던 것에 추가되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이 아니라 기존에 지원받던 사람들이 60만원을 받는 것이고,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건 구직 관련성이 불명확하다"며 "그래서 박원순 시장도 '그 돈으로 술좀 먹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 않나. 서울시 청년수당은 음주수당이고, 고용부 수당은 구직수당으로서 그 근본적 차이를 (정부가) 잘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시장이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 어떻게 돼야하는지 논쟁을 촉발시켰단 면에선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며 "지원의 원칙과 방향이 어떻게 돼야하는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장 출신 임이자 의원은 "(서울시가) 청년을 그렇게 위한다면 서울메트로가 자사출신 노동자들을 협력업체로 승계시켜 연 4000만원 이상씩 주고, 청년들은 겨우 월 140만원 임금을 주면서 '임금 외주화'에 대한 아무런 책임감 없이 청년들에게 월 50만원을 준다는 건 앞뒤가 안맞다"고 비판했다. 노동개혁의 핵심인 노동시장 유연성을 목표로 "상생할 방법을 도모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당내 '정책통'인 김광림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야권의 청년수당과 성년축하금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정면 비판한 데 이어, 토론회에 참석해 재차 포문을 열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청년수당을 겨냥 "현금을 살포하는 것에선 두 가지 문제가 비롯된다"면서 우선 "현금으로 주면 계속 줘야한다. 어느 시장땐 하고 어느 시장땐 안하게 되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또 "같은 예산을 들여도 고기잡는 그물을 주고 고기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정책 효과가) 오래 간다는 건 역사가 증명한 것"이라고 일침했다.

아울러 "최근 잘못 알려진 게 있다"며 "박 시장은 50만원씩 6개월간 총 300만원을 주는데 정부에선 '60만원씩 세 번을 준다'고 하는 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지원금이 총 60만원임을 확인한 뒤, "계획된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이자 국민세금이 아닌 청년희망재단 기금에서 재원이 나온다는 점에서 취성패와 청년수당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정책통'인 김광림 정책위의장(가운데)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의 일과 자립을 위한 긴급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신보라 의원은 "청년수당은 상호의무의 원칙도 없이 현금을 남발함으로써 취업과 연계된 서비스에 적극 참여하는 청년들의 자립의지를 꺾고 국가의 취업지원서비스와도 충돌하고 있다"며 "마치 로또에 당첨되듯 3000명에게 지급되는 방식으로 선발되지 못한 청년들에게 또다른 좌절과 불안을, 지방 청년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다"며 청년수당이 사회통합 저해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컨설턴트 지원도 없이 (지원금을) '알아서 쓰라'는 방식이 정책 추진 의도도 의심케 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신 의원은 다만 정부의 구직수당에 대해서도 "청년 구직자의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자립 의지를 높이는 정책으로선 한계가 있다. 청년수당을 의식해 나온 졸속 행정대책이라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낸 뒤 "청년정책이 그저 용돈쥐어주기 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일자리와 자립을 목표로 체계적으로 추진돼야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후 총 6명의 민간·시민사회 전문가가 토론자로 나서 각자의 사회적 위치에서 바라본 청년정책의 설정 방향을 제시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과 자립을 위한 청년정책 방향'을 주제로 ▲청년들의 '눈높이 낮추기'를 강요하기보다 중소기업·기술직 근로조건을 높일 것 ▲청년수당 등 현금지원엔 '구직활동 유도'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 ▲외모·학력·재력·가족사항 등 보이지 않는 채용 진입장벽을 타파할 것 ▲정부가 아닌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취업알선을 활성화할 것 등을 제안했다.

변정형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취성패 정책의 발전과제에 역점을 두고 "통합 고용지원서비스 플랫폼으로서 패키지의 세부 서비스 내용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패키지의 2단계인 '역량강화' 서비스와 복지 서비스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업 강화를 주문했다. 중앙정부 정책이 모두 미치지 못한 지역별로 청년들의 요구를 반영해 특화된 정책을 내놓으면 정부의 협조를 얻는 방안도 제시했다.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환노위 새누리당 위원 일동이 주최, 신보라 의원이 주관한 '청년의 일과 자립을 위한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서울시 청년수당을 입모아 비판하면서 '상호의무원칙'에 기반한 체계적 지원책 마련, 노동시장 유연화 제고 등을 청년정책의 주요 방향으로 설정할 것을 정치권에 주문했다. 왼쪽부터 우원재 칼럼니스트,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변정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신보라 의원,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의성 청년희망재단 사무국장, 조승수 청년이만드는세상 공동대표가 착석해 있다./사진=미디어펜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박주희 사회실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정책 상호보완 방향'을 주제로 "청년정책도 공공부조나 사회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청년지원사업은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며, 지역간 차별없이 형평성이 고려돼야 한다"며 "고용부나 복지부가 컨트롤타워로서 총괄적인 청년정책을 세우고 지역의 고용지원센터 설립·관리 등을 지자체에 위임함으로써 상호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청년수당이 법적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아닌 지자체 고유 사무라고 주장하며 당초 복지부의 협조 없이 독자 정책시행을 꾀했다가 결국 협의 요청으로 선회하고도 불발되자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갈등을 빚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1호 기부자'이며, 청년구직수당 재원을 제공하는 청년희망재단의 장의성 사무국장은 이번 고용부 발표에 대해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는 마지막 '취업 알선' 단계의 적극적 구직활동 청년에 수당 지원을 통해 취업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한 뒤 "8월 중 구체적 계획을 수립한 뒤 9월 중 시행한다"고 밝혔다.

조승수 청년이만드는세상 공동대표는 청년수당을 직접 겨냥 "복지정책 특성상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고,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리고 싶어할 것이다. 아이수당, 엄마수당, 아빠수당, 장년수당, 백세수당이 나오지 말란 법이 있을까"라고 근본적으로 포퓰리즘임을 지적한 뒤 "눈덩이처럼 불어날 예산규모에 대해 어떤 계산을 해봤고 어떤 대책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또한 "더구나 청년수당은 청년일자리 문제와 인연이 없는 민간기관에 위탁하고 있어 수급대상 선정·관리 과정에서 취업지원서비스 연계가 이뤄질지도 미심쩍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도 없고 기존의 노동경직성을 완화시킬 수도 없다"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청년일자리 문제 해소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20대 '젊은 보수'로서 뉴미디어 사업에 도전 중인 우원재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청년 우쭈쭈"라는 제목의 칼럼을 소개, 청년 세대를 '약자'이자 '지원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정치권과 사회에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우 칼럼니스트는 우선 청년수당에 대해 "열심히 밥벌이를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년 입장에서 보면 아주 가당치도 않다. 단순히 '일하지 않는 사람'이란 이유만으로 사지 멀쩡한 20대에게 매달 50만원씩 돈을 주겠다니.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배당이 그랬던 것처럼, 청년수당도 유흥으로 탕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박 시장의) '청년수당으로 술 좀 먹으면 어때요?'라는 망언까지 나왔다"고 질타했다.

그는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50%에 육박한다는 점을 들어 "세대를 집단으로 묶는다면 대한민국에서 이들만큼 도움이 필요한 약자계층은 존재하지 않는다. 청년이란 단어가 (정치권에서) 들릴 때마다 거부감부터 드는 이유"라며 "청년세대 내에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층이 있을 수는 있을 지언정, 청년 집단 전체를 약자와 동일시하는 건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우 칼럼니스트는 청년정책 방향으로서 '지원'이 아닌 '일자리'에 방점을 찍은 뒤 "한번 들어가고 나면 일을 제대로 안해도 잘리지 않는 '철밥통'들 때문에 일하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손가락만 빨고 있는 청년들이 수두룩하다"며 "노동개혁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가 줄고 나면 수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시장을 비롯해 청년이란 단어를 파는 모든 정치인들이 진정 청년을 위한다면, 기성세대 상층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저지하고 있는 노동개혁 실시에 앞장서서 청년들로 하여금 노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며 "'우쭈쭈'하며 달래는 건 아이에게나 하는 것이다. 청년들이 두 바로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정치의 올바른 역할"이라고 정치권에 주문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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