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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던 CJ그룹 성장시계, 이재현 회장 어느 쪽으로 돌릴까?

2016-08-17 12:21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이재현 CJ회장의 특별사면으로 멈춰버린 CJ그룹의 ‘성장시계’가 다시 돌아갈 채비를 끝마쳤다. 

장기간 지속돼온 총수 부재로 대규모 투자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던 CJ그룹은 이 회장의 특별사면으로 기업 정상화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전병의 일환인 샤르콧 마리투스(CMT)로 자택에서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 회장이 당장 경영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너 부재가 해소된 것 자체만으로 그룹 경영 전반에 힘을 받을 것으로 재개는 기대하고 있다.

이재현 CJ회장./CJ그룹



CJ그룹 관계자는 17일 이 회장의 경영복귀에 대해 “건강악화로 이 회장은 당분간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라며 “현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한 동안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장의 사면으로 기업경영 전반에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계열사 별로 전문 경영인체제로 꾸려왔지만, 지난 3년간 신성장동력 발굴과 대규모 투자를 요하는 M&A에서 연달아 실패를 맛봤다. 투자규모 역시 2012년 2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조7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 M&A는 그 어느 때보다 오너의 결단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 회장의 경영공백을 메우지 못한 CJ그룹은 최근 중국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 코웨이, 동부익스프레스 등 주요 인수전에서 번번이 낙마했다.

하지만 그룹총수의 부재가 해소된 만큼, CJ그룹은 현재 참여 중인 한국맥도날드, 동양매직 인수전을 비롯한 M&A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부재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한 ‘내부정비’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의 부재는 그룹의 주요사업의 실패를 안겨왔지만, 조직의 재정비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CJ그룹은 매년 100여명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왔다. 하지만 2013년 정기 임원인사 후 소규모 인사이동이 이뤄졌을 뿐, 사실상 정기 임원인사가 중단됐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면을 계기로 이번 연말 대규모 임원인사 단행을 통해 조직 재정비와 함께 침체됐던 조직 분위기 쇄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총수의 부재가 해소된 것만으로도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공격적인 M&A를 통한 사업 확대와 함께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조직 재정비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MT가 급속도로 진행된 이재현 회장의 손과 발, 종아리./CJ그룹



이 회장은 사면 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임직원에 대해 감사의 글을 올렸다. 이 회장은 전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CJ인 여러분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 준 모든 CJ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고 운을 뗐다.

이 회장이 사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한 것은 2013년 6월 검찰 수사 개시 후 3년 2개월만이다. 당시 이 회장은 “임직원께 사죄하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 회장은 “그 동안 회사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저에게 지난 3년은 육체적·심적으로 참 힘든 시기였다”면서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회사와 CJ인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관계로 저는 당분간 몸을 추스르는데 전념할 계획”이라며 글을 마쳤다.

이에 앞서 15일 이 회장은 서울 중구 장충동 자택에서 요양을 하고 있는 모친인 손복남 CJ그룹 고문을 만났다. 이 회장으로서는 사면으로 이동이 자유로워진 이후 첫 외출이다.

손 고문은 지난해 12월 이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CJ그룹에 따르면, 손 고문은 아직까지 인지·언어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며, 거동이 불편하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손 고문을 찾아 “어머니, 이제 다 잘 됐습니다. 어머니도 건강 잘 챙기세요”라고 말했고, 이에 손 고문은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고 CJ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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