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삼성전자가 164만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3년7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의 최대 기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만4000원(4.73%) 오른 164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전 사상 최고가(종가 기준)는 2013년 1월 2일 기록한 157만6000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2013년 1월 3일 세운 장중 최고가(158만4000원) 기록을 넘어선 데 이어 줄곧 우상향 흐름을 보이며 고점을 높여 결국 160만원대에 안착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32조337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의 17.73%를 차지했다.
이날 하루 동안 불어난 삼성전자 시총만 10조4830억원으로, 현대중공업 시총(10조488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3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려 '연 매출 200조원·영업이익 30조원' 시대를 사상 두 번째로 맞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활동이 이뤄낼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삼성그룹을 이끌어온 이재용 부회장은 갑작스러운 경영권 공백 상황을 극복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실용주의’, ‘선택과 집중’, ‘직제파괴’ 등의 새로운 경영 방침을 내걸고 내실 경영을 해온 결과, 올해 1분기에는 6조6800억원, 2분기에는 8조1400억원의 영업이익이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둬 본격 경영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해온 모델 효율화와 지속적인 제품 경쟁력 강화 노력이 올해 초부터 효과가 가시화 되면서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화면 플래그십 모델 출시와 갤럭시S7과 S7 엣지의 지속 판매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를 유지하는 한편,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확대와 중국 특화모델 갤럭시 C시리즈 판매 본격화로 지난 분기 대비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릴 예정이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성과도 주목할 만 하다. 시장 우려와 달리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력에 따른 판매 증가,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안정권에 들어서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변화하면서도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올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은 1998년 외환위기의 선제 대응과 새로운 도약, 2000년 디지털경영 선언과 디지털 산업의 주도권 획득, 2005년 밀라노 디자인회의와 소프트 경쟁력 확보, 2008년 스마트폰 등장과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등극 등 신경영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이뤄냈다.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비전과 리더십은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지칠 줄 모르는 투지와 결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삼성의 사업재편 작업이다.
삼성은 201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계열사간 사업재편이 진행됐다.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인수를 시작으로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에스원의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 인수,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자재 사업 분리 등이 이어졌다.
2014년에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부문의 합병,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방산·화학 4개 계열사를 한화에 넘기는 '1차 빅딜', 2015년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성사됐고 석유화학 부문을 롯데에 넘기는 ‘2차 빅딜’이 진행됐다.
특히 최근 뜨겁게 떠오른 삼성SDS 사업구조 개편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SDS는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나머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사업재편 이외에도 삼성은 컬처혁신 스타트업(start up) 삼성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기업의 실행력과 소통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컬처혁신 선포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리더십‘이 물씬 나타나는 대목이다. 그는 국내외 출장을 다닐 때도 직접 가방을 들고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닐 때가 많을 정도로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 '3대 컬처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삼성의 기업문화인 '조직의 힘', '관리의 삼성' 대신 자율성과 창의적 사고를 새로운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면서 삼성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과는 다른 이 부회장만의 스타일로 삼성이 어떤 변화의 성과를 이뤄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