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지구촌 70억의 축제 2016년 리우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간 나라를 대표한 선수들이 보여준 눈물은 희망이 됐고 웃음으로 승화됐다. 세계인들은 4년 뒤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 총합계 21개를 획득하며 종합순위 8위를 기록했다. 한국대표팀은 리우올림픽 목표인 10-10(금메달 10개 이상, 메달순위 10위 이내)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의 열정과 투혼으로 목표에 근접한 기록을 달성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비록 예상 메달 종목인 유도, 레슬링, 배드민턴 등이 부진했고 기초종목은 한국선수들의 무덤이었다.
리우에서의 흘렸던 눈물이 희망으로 바뀌고 기쁨이 될 수 있도록 문제점을 분석하고 스포츠강국의 청사진을 다시 그려야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리우 그 이상의 성과의 그 이상의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눈물 닦고 다시 힘차게 뛰겠습니다"
리우올림픽 한국축구대표팀은 8강전의 아픔을 안고 귀국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입국장에 들어서며 "아직 축구 인생이 끝난게 아니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리우올림픽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지옥의 땅이었다. 메달 기대 종목은 보기좋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유도, 레슬링, 탁구, 배드민턴 등 금메달 가능성이 충분했던 종목은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특히 8강전이 고비였다.
한국 대표팀은 망연자실했다.한국 대표팀의 리우올림픽 목표는 올림픽이 종반을 달리면서 '10-10'이 무색할 정도로 궤도를 수정해야 했다.
선수들을 의기소침했고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포츠팬과 국민들은 대표 선수들에게 배려의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국대표팀이 보여준 투혼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위안을 삼았다. 환호와 실망 속에 격려의 함성을 그들에게 보냈다. 비록 졌지만 그들에게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리우올림픽의 성화는 꺼지지 않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을 기대하기 충분했다.
국민 탁구바보로 등극한 정영식이 가장 눈에 띈다. 올림픽 첫 출전 속에 정영식의 기량에 감탄했다.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만리장성이 무너질뻔 했다. 세계 탁구에서 최강을 보여준 중국팀을 상대로 정영식은 혼신의 힘을 다하며 세계 탑 랭킹의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한국 남자 탁구 단체에서 4강까지 오르기까지 혼신을 다한 경기로 탁구에 대한 희망이 보였다. 한국탁구의 보배로 정영식을 발굴해낸 건 큰 성과였다.
정경은-신승찬 여자 배드민턴 복식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특히 4년 전 올림픽에서 정경은은 김하나와 함께 복식조로 나섰다. 조별 예선 3승을 기록했지만 실격처리됐다.
이유는 세계랭킹 1위였던 중국 왕샤오리-유양조를 꺾었지만 중국팀이 8강전 유리한 상대를 선택하기 위해 고의로 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에 상위 4팀이 모두 실격됐고 그중 2개의 한국조 포함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한국이 8강에서 자국팀과의 경기를 피하기 위한 의도였다며 실격시켰다.
제소에도 불구하고 정경은을 비롯한 4명의 한국선수가 1년간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정경은은 이후 중국이라면 이를 갈 정도로 반목의 시간을 보냈다.
정경은은 리우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유양이 포함된 중국 복식조를 보기좋게 세트스코어 2-0으로 완승하며 4년 전 아픔의 눈물을 씻었다.
정경은과 같은 복식조인 신승찬은 세대교체를 알린 신호탄이었다. 신승찬은 주니어 무대에서 최강이었다. 이소희와 함께 한 복식조는 세계대회를 2년 연속 제패했다. 하지만 성인무대의 벽은 높았다. 계속되는 패배는 그녀의 기량을 좀 먹었다.
정경은과 복식조를 이룬 뒤 그녀에게 첫 올림픽이었던 리우올림픽에서 신승찬은 파워풀한 스매싱과 혀를 두를 수비를 펼치며 자신의 기량을 되찾았다. 그녀의 나이 22세, 아직 신승찬에게는 많은 올림픽이 남아있다. 그리고 4년 뒤 신승찬의 금메달 스매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애닮픈 종목은 레슬링이다. 김현우와 류한수를 볼때마다 아쉬움이 묻어난다. 그들의 실력보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때문에 그들은 충분히 금메달을 목에 걸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
김현우는 16강에서 납득가지 않는 판정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현우는 패자부활전에서 중국 양빈을 꺾고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해서 스타세비치를 이기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현우는 태극기 앞에 무릎 꿇고 억울한 눈물을 흘렸다. 그의 퍼포먼스는 동메달을 딴 기쁨과 심판을 향한 무언의 항의 그리고 또 다시 억울한 판정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란 다짐이 묻어났다.
류한수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심판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소극적인 공격을 펼쳤던 추나예프에게 패시브를 선언해야 함에도 오히려 류한수에게 선언했다. 류한수는 평정심을 잃고 연속 점수를 허용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털보 레슬러 류한수는 "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채 조용히 퇴장했다. 그러나 그는 꿈꿀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꾸는 한 류한수에게는 기회가 올 것이고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 날이 있음을...
이밖에 펜싱 박상영, 유도 안바울, 여자배구, 한국축구 등이 눈물을 흘렸지만 그들이 보여준 각본없던 드라마는 잊혀지지 않는다.
반면 감동의 순간도 있었다.
대한민국에 마지막 금메달을 선사한 여자골퍼 박인비다. 부상으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녀는 리우올림픽 출전 문제와 후배선수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와 부정적인 시선을 안고 출전했다.
하지만 그녀는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따내며 최고의 골프선수임을 입증했다. 마지막 금메달 퍼트를 성공한 후 예전에는 볼수 없었던 제스추어를 보여줬다. 그녀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힘들었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비록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리듬체조 불모지인 대한민국에 희망을 준 손연재에게 국민들은 안타까워하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손연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곤봉종목 실수로 안타깝게 동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고 5위로 마감했다.
런던의 눈물을 리우에서 씻을 수 있을까. 손연재는 리듬체조 결선에서 최종 4위를 기록했다. 금메달보다 더 빛난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그녀의 열정과 진심은 국민에게 전해졌고 국민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답했다. 앞으로 그녀의 아름다운 연기는 볼 수 없지만 그 미소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눈물을 흘렸다. 4년간 아니 일생을 준비했던 땀과 노력이 성과없이 끝났고 대표팀이란 이유로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단 그들의 가슴은 아직도 뜨겁다. 쇠는 두드릴 수록 강해진다. 패배의 쓴 맛을 보지 못한 선수는 진정한 승리의 값어치를 알수 없다.
그들의 도전은 진행 중이다. 의기소침할 필요 없다. 툭툭 털어버리자. 또 올림픽은 온다. 도쿄올림픽에서 그들의 눈물이 웃음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국민들도 힘찬 격려와 박수를 보낼 때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